▶ 세계 1위 커제에 초반 주도권 잡고 155수에 불계승
▶ 구글 딥마인드 “지난해 알파고보다 석 점 강해졌다”

바둑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을 알파고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역부족을 실감하며 2연패를 당했다.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의 두뇌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신(神)의 한 수‘를 선보이며 세계 1위 커제 9단을 완파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24일(이하 LA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번기 제2국에서 초반 접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커제 9단에 15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커제와의 3번기에서 2연승을 거둔 알파고는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짓고 오는 26일 커제와 제3국을 치르게 됐다.
1국을 패한 커제는 자존심을 접고 초반 ’흉내바둑‘??지 펼쳤지만 알파고의 날카로운 반격에 일찌감치 형세를 그르치고 말았다. 커제 9단이 우상귀 정석에서 20번째 수로 흑 대마의 중간을 들여다보며 빈틈을 노렸으나 오히려 알파고에게 한 칸 씌움을 당하면서 급격하게 불리해지고 말았다. 한국 대표팀 감독인 목진석 9단은 초반에 들여다본 커제의 20번째 수가 패착이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이후 커제는 하변에서 패를 끌어내는 등 가능한 반면을 어지럽고 복잡하게 이끌어가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알파고는 시종 냉정 침착했고 중앙 접전에서 ’신의 한 수‘를 당하며 결정타를 맞았다. 알파고가 중앙 공방전에서 119수로 뻗은 수에 대해 한국기원의 사이버오로에서 해설을 맡은 최철한 9단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수”라고 평가했다.
예상치 못한 수를 당한 커제는 한동안 망연자실하다 우하귀 패를 걸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알파고는 간단하게 패를 정리하면서 승부도 결정 나고 말았다. 이후 커제는 좌변 흑말 공격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봤으나 알파고가 가볍게 수습하자 항복 선언을 했다. 2연패를 당한 커제 9단은 150만달러의 우승상금은 날아갔고 30만달러의 대국료만 챙기게 됐다.
한편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알파고를 상대로 1승4패를 기록했던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이 평소와 다른 행마를 보여줬지만, 바둑을 어지럽히는 능력을 잘 보여줬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흔드는 바둑이 인간에게는 통하지만, 냉정한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커제에 2연승을 거둔 알파고를 두고 인간의 바둑을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제 9단도 1차전 패배 후 알파고에 대해 ’바둑의 신‘ 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비드 실버 프로그래머는 지난 23일 열린 포럼에서 “작년 이세돌 9단과 겨룬 알파고와 비교해 지금의 알파고는 석 점 더 강해졌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서 아직 희의적인 시선이 많다. 김지석 9단은 프로기사가 느끼는 석 점의 격차를 “100m 달리기에서 3초를 내주고 뛰는 느낌”이라면서 “선수끼리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격차”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도 “알파고에게 인간이 정선(덤 없이 흑으로 두는 것)으로는 이기기 힘들겠지만 두 점으론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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