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 /대뉴욕지구 강원도민회 장철동 회장
평창올림픽 자문위원들 모여 후원계획 등 논의
식품사업으로 성공, 당갑증 사장 도움 커
2003년 건강이상 겪은 후 봉사활동에 더 열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장철동 강원도민회 회장, 그는 이민의 삶을 개척하면서 만난 은인이 여럿이라고 한다. 그의 이민 스토리를 듣는다.
●이민사회의 특징
이민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도민회 및 향우회다. 강원도민회는 장학금 수여 및 고향 학생 뉴욕초청방문행사 등을 하며 친목을 나누고 있다. 지난 2월초에 열린 강원도민회 모임에는 강원도 출신 이민자 300여명이 모여 고향의 정을 흠뻑 나누었다.
“춘천-홍천, 원주-횡성, 속초-고성, 강릉-동해 등 지역별로 가깝게 앉게 하여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도 몇 마디 나누다보면 다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동안은 초청손님들로 객이 된 것 같았는데 처음으로 주인이 된 기분이라고 좋아했다. 진작 이렇게 했어야 한다고도 했다.”고 말하는 장철동 회장.
또 이날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로 치러졌는데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9일부터~23일까지 15일간 열린다.
“1여년 남았다. 현재 한국이 혼란하여 전국민이 의기소침해 있지만 어쨌든 잔치는 벌여놓았으니 평창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 ” 지난 1월 뉴욕을 방문한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과 올림픽 홍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으며 오는 3월 김동석 뉴욕지역홍보대사 및 박은림뉴저지한인회장을 비롯 주요단체장들로 구성된 평창올림픽자문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후원 계획을 의논하고 본격적으로 평창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강원도에는 190만명이 산다. 이번에 강원도를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두 번 다시없는 기회이니 모든 강원도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홍보하기 바란다.”는 장철동은 강원도 춘천 출신이다.
●쿼터 하나로 구한 직장
장철동은 1958년 1월1일 6형제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알루미늄 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미국에 간다고 C-1(선원비자) 수속과 브로커비까지 지불했는데 안간다고 했다. 큰딸이 백일 삼일째 되는 날, 아내에게 1년만 갖다올게 하고 미국에 왔다.”
시카고를 거쳐 마이애미에 도착한 것이 1985년 12월5일이었다.
“별천지였다. 한국은 한겨울인데 반바지차림으로 활보를 하다니, 이런 세상이 다 있구나했다. ”
장철동은 배를 타지 않으면 마이애미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했는데 LA행 비행기편도요금이 450달러, 뉴욕이 230달러였다. 수중에는 300달러뿐, 그래서 12월 7일 뉴욕에 왔다. 10년 선원비자를 받아 뉴욕에 함께 온 친구의 당숙이 맨하탄에서 봉제공장을 했다. 함께 36가 식당에서 당숙을 기다리며 처음 식사를 했다. 식사를 날라온 웨이트레스에게 물었다.
“일자리를 찾으려고 한다고 하자 쿼터 하나를 주세요 해서 동전 하나를 주었더니 뉴욕한국일보 신문 한부를 사다주었다.”
한국일보 생활정보난에 몇 페이지에 걸쳐 여러 직종의 구직난이 실려있는 것이 아닌가. 연락한 곳이 우드사이드의 평안면옥, 그날로 일자리를 구했다. 평안면옥에서 식당 헬퍼로 8개월간 일했는데 74가 숙소의 룸메이트 유학생이 식품회사에서 일을 하며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를 따라 식품회사로 자리를 옮긴 장철동은 마켓에 야채를 나르고 수퍼 마케팅, 무역을 배웠다. 8년이 흘렀고 ‘진한식품 미스터 장’은 거래처에서 성실하고 믿을만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
●평생 은인 만나다
하루는 중국집에서 단무지를 주문했는데 홀세일 도매상 10군데 모두 전화를 하니 단 한 곳에 있었다. 바로 진로식품이었다. 현재 참소주를 비롯 한국전통술을 수입판매하는 탕스리커 당갑증 사장, 그는 평생의 은인이 되었다.
당시 삼원각, 동보성, 아향원 등 중국집이 많았는데 진로식품이 이곳에 단무지를 직접 팔고자 하니 모든 중국집들이 “당신이 단무지 한박스에 25불을 준다고 해도 안산다. 우리는 30불을 주고 진한식품에서 산다. 미스터 장은 24시간 대기하다가 삐삐를 치면 30분안에 물건을 가져다준다.”고 이구동성으로 당갑증 사장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미스터 장을 꼭 만나고 싶었다. ”며 반겼다.
“나는 소주로 장사한다. 식품은 매년 빚지고 있다. 당신이 맡으면 어떻겠느냐?” 는 제의에 장철동은 사양했다.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니고 나를 뭘 믿고 맡기겠느냐고 답했다. 40일 후 두 번째로 만난 당사장은 다시 말했다. 너는 잘 할 것이다며 격려하고 돈 걱정도 말라고 했다.
마침, 진한식품 김정원 사장이 93년에 동양식품을 접고 서양식품을 취급하기 시작하며 그에게 서양식품 홀세일을 권했다. 장철동은 ‘나는 8년동안 동양식품을 취급했고 아는 게 동양식품뿐이다.’ 고 말한 후 1993년 10월말 진한식품을 그만두고 11월1일 당사장을 찾아갔다. 수중에 지닌 1만달러를 건네고 식품회사를 넘겨받아 탄생한 것이 한국식품과 동양식품 유통업체 한성식품이다.
●하루 서너시간 자며...
당사장은 함께 서울로 가서 은행 코사인으로 100만달러 물품구입, 오퍼상 소개, 브루클린 창고 및 트럭 렌트도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해주었다. “열심히 일해 성공하면 좋은 일 많이 해라”는 말만 건넸다.
미국생활 8년에 그달 벌어 그달 먹고 살다보니 식품 값을 줄 돈이 없었다. 형제들도 도와줄 처지가 못되어 그는 아내 장미자의 미국 수속대행 한국 브로커 미스 김에게 전화를 했다. 또 한명의 은인을 만났다. 한번 만난 적도 없이 전화통화만 해왔는데 부인의 인상이 너무 좋아 돈 떼먹을 사람 같지 않다면 선뜻 8,000만원을 빌려주었다. 재고식품 38만달러어치를 일단 이 5만달러로 인수했다.
그날부터 장철동은 아침8시부터 하루종일 세일즈를 하고 저녁에 마켓에 나갈 물건을 뽑아서 정리하느라 새벽3시에 잠을 잤다. 하루 서너시간 자며 일했지만 6개월후 외상만 잔뜩 깔리고 은행돈을 갚을 수가 없었다. 당사장은 한국계은행에서 대리로 LC영업증을 열어 다시 한국 물건이 오게 해주었다.
3년후인 1996년, 드디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시카고 동양그로서리에도 물건이 배달되었고 농협중앙동부지역 전매특허점이 되었고 여의도에 한성식품한국사무실도 냈다. 그는 선뜻 돈을 빌려준 브로커에게 원금과 이자를 몇배 쳐 갚았다.
●“새롭게 살자”
장철동은 2003년 쓰러졌는데 온몸의 기가 다 빠져나가 계단을 못올라갔고 운전도 못했다. 한달후 ‘내가 내목숨 지키자. 일만 열심히 했지 보람 있게 살지 못했다, 새롭게 살자“고 결심했다. 투병 5개월후 동생부부가 산에서 캐낸 80년짜리 산삼을 먹고 회복한 그는 한인사회에 봉사를 하고 싶었다.
보험, 회계사 친구들과 화요일 점심을 같이 먹는 ‘화점회’에 참여하며 청소년재단 부이사장, 골프위원장, 하용화한인회장 자문위원장, 존리우 후원회장, 미주한식세계화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청소년재단에서 8년동안 수여한 ‘한성장학금’은 강원도민회로 이어져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한 13기부터 현재 17기 평통위원이며 현재 옥타 상임이사이자 강원도뉴욕국제자문관이다. 한국에서 강원중, 경기도의 인문계고등학교를 나온 장철동은 뉴욕의 제3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EMBA)도 마쳤다.
남편과 헤어진 지 5여년후인 89년 뉴욕에 온 아내 장미자는 90년에 둘째딸을 낳았다. 큰딸 수연은 롱아일랜드 노스쇼어 병원 혈관외과 의사, 중국계 사위는 마취과의사로 지난 2월 중순 손녀를 안겨주었다. 작은 딸 수진은 의료전문인 PA(Physician Assistant)공부 중이다.
“2015 뉴욕컨트리클럽, 2016 미들아일랜드 컨트리클럽에 이어 올해 세번째 홀인원을 하면 잔치를 열겠다. 요즘은 아침 8시에 브루클린 사무실에 나가 10여명 직원들과 일을 체크하고 오후에 나온다. 갓난아기 보는 재미가 보통 아니다. ”며 만면가득 할아버지의 사랑넘치는 미소를 보여준다.
“졸업후 취직을 했다가 비즈니스를 물려받겠다는 자녀들이 늘고있다. 이민 1세대는 온갖 어려움을 다 겪고 기반을 잡았지만 2세대는 그런 게 아쉽다. 이민 정신을 알려주어야한다. 봉사활동은 돈, 시간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봉사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는 또 “미국에 와서 살면서 네편, 내편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정치는 정치가에게 맡기고 우리는 스패니시, 백인을 비롯 타인종 틈에서 살아남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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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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