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식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치장을 거부한 것이다. 본질을 가려서 볼 수 없게 하는 속임수로서의 치장을 거부한 것이다. 치장을 없애고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그게 최고의 아름다움이고 최고의 품격이다. 단순함은 본질이다. 그걸 깨달아야 세상의 진실이 보인다.”1952년 프랑스 남동부의 항만도시 마르세이유에, 현대 아파트의 시초인 위니 다비타시옹(Unit d’Habitation)을 건축한 르 코르뷔지에의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집이 없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만들어주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대규모 공동주택이었다. 그의 공동주택은 인간 중심의 건축 철학이 집대성된 작품으로 유명하다.
“삶 자체가 하나의 건축이다”라고 했던 그의 건축물에는 그의 사상과 철학이 잘 담겨 있다. 화가, 조각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그는 노년에 4평짜리 통나무집을 짓고, 그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수많은 건축물을 만들어낸 작가가 4평의 통나무집이라니,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의 구절을 다시 읽어보면 삶과 건축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 답이 담겨 있다.
그에게 4평의 집은 삶의 본질에 닿아있는, 삶의 ‘장식’으로서의 집이 아니었을까. 화려한 인테리어로 치장된 거대한 저택이 아닌, 4평짜리 집에서 사는 삶에는 그의 삶과 건축의 본질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멋을 낸다. 성형을 한다. 비싼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을 한다. 더 크고 화려한 집을 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면 그럴수록 비슷한 모습의 사람들은 늘어가고,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 속에서 비슷한 모습의 삶을 살아간다.
결국 개개인의 특별한 개성과 사상과 철학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대통령도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대다. 요즘 한국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게이트’에는 대통령의 미용 시술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노력을 한다. 성형과 미용시술이 화장품 바르는 것처럼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나이가 먹으면 주름살이 생긴다. 그것을 성형으로 감추거나 거스른다면, 그 사람의 본질은 사라지고 만다.
나이 듦도 인간의 본질이다. 60세가 되어 40세처럼 보이는 것이 과연 더 나다운 모습일까. 본질에 가 닿는 아름다움을 위한 것은 장식이요, 그저 더 젊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위해 본질을 가리고 꾸미는 것을 치장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장식’일 것이다.
장식과 치장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 차이를 알아가는 만큼, 그래서 치장이 아닌 장식에 만족할 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연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장식은 무엇일까. 겉치레의 치장들을 하나하나 걷어내다 보면 오롯한 본질,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나만의 장식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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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소셜네트웍 광고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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