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리 은퇴경기를 함께 한 원정숙 캐디 [대회조직위 제공=연합뉴스]
"이틀 전 박세리 선수의 캐디를 하라고 연락이 왔을 때 걱정도 되고 감동하기도 했어요."
1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한 사람은 캐디 원정숙(46) 씨였다.
은퇴를 앞둔 박세리는 팬 중에서 한 명을 찾아 경기하고 싶었고, 대회가 열리는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의 캐디 원 씨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원씨가 박세리의 열성 팬이었기 때문이다.
스카이72 골프장의 베테랑 캐디인 원 씨는 "캐디 신입 시절이던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의 맨발 샷을 보고 반했다"며 "그때부터 박세리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근무한 지 7년이 된 원 씨는 "박세리 선수가 대회나 연습하러 왔을 때 1년에 한 번 정도 만난다"며 "그런데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 내가 캐디가 될 줄은 몰랐다"고 웃음을 지었다.
일할 때 타는 카트에도 박세리의 사진을 붙여 놓는다는 원 씨는 "주말 골퍼들이 그 사진을 보고 나하고 닮았다며 자매가 아니냐는 말까지 듣는다"고 했다.
원 씨는 박세리가 1라운드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같이 속이 탔다. 원 씨는 "박세리 선수가 올림픽도 갔다 온 뒤라 연습도 제대로 못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침내 18번홀에서 경기가 끝나자 원 씨는 박세리와 부둥켜안고 울었다.
원 씨는 "이제 공을 치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자 눈물이 나왔다"며 "은퇴 뒤에도 박세리 선수를 계속 사랑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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