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때마다 우리는 논란의 소지가 많은 사안의 찬반론을 들으며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던 미국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 대해 배우며 자신의 입장을 세워가며 어느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할 것인가 결정하는데 도움을 얻는다. 그런데 불과 두 달이 남은 이번 선거전은 이상적인 경쟁의 기회가 되기는 커녕 오히려 유권자들 간에 서로 극단적인 태도로 맞서게 되어 애석한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후보가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와는 판이하게 늘 자아도취적이며 안하무인식의 일관된 언행으로 직선적이며 비정치적인 태도를 초반에는 흥미롭게 코미디 쇼를 관람하듯 했던 이들의 가속화 되는 염려와는 반대로 자신들의 누적된 불만이 그의 입을 통해 노출됨을 만족하여 열열이 지지하는 이들 간의 관계는 거의 서로 적대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트럼프후보의 불법체류자 무조건 추방 이민정책은 벌써 측근자들 사이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이를 번복하며 모순되는 주장을 부끄러움 없이 정당화하려는 그의 무책임한 태도와 상대 후보와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을 비하하는 무례한 언행은 세계 지도자이기도 한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을지 의심스럽다.
또한 후보자들의 주장과 의견을 공정하게 들려 주어야하는 미디어에서 시청률을 감안한 탓인지 필요이상으로 사생활 공개를 하며 이에 남녀 불공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도 애석한 일이다.
공개토론장에서 역사적인 첫 여성 후보자를 어떻게 예우해야 할 지 전전긍긍했던 남성후보자들의 태도는 재미있었으나, 힐러리 여사의 옷차림 등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어색하게 했던 일은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무지함이거나 의도적인 성차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왈가왈부되는 두 후보자들의 결혼생활 이야기는 특히 더 불공정한 사회통념의 한 예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외도는 언론에 잘 알려져 있다. 첫 아들의 초등학교 시절 2남 1녀의 자녀를 낳은 부인과 재산양분으로 시끄러운 이혼 절차를 밟은 후 “나는 말라입니다. 당신의 남편 트럼프를 사랑하는데 당신도 그이를 사랑합니까?”라고 본부인에게 공공연히 말하여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말라와 재혼하여 딸을 낳고 6년 후 또 이혼을 했으며 세 번째 결혼을 한 현재 부인과는 열 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알칸사주지사 시절 오랫동안 제니퍼 훌라워스와 외도를 했다는 사실이 그녀에 의해 대통령 후보시절에 언론에 공개되었고 빌 클린턴은 완강히 부인했다가 대통령이 된 후 인정했었다. 그 후에도 백악관 실습생이였던 젊은 여성과 외도를 한 충격적 스캔들이 알려지며 당시 사춘기였던 외동딸과 남편을 믿고 사랑했던 부인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 것 역시 이미 보도된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지극히 개인적인 그들의 사생활을 재거론하며 더구나 두 후보자의 입장이 같은 듯이 취급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성차별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가해자 입장의 트럼프후보의 과거는 보통 남자들이 다 그런다는듯이 그저 지나간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는 반면 피해자 입장의 힐러리 여사의 아픈 상처는 오히려 힐러리 여사 자신의 문제인 듯 질문거리를 찾는 선정적인 언론의 태도이다.
더 늦기 전에 여성 피해자들을 두 번 피해 입히는 무분별한 성차별의 태도를 자각하여 올바른 사회의식 변화를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다. 대통령 후보인 여성을 차별하고 있는 현실이라면 앞으로 우리의 딸과 아들, 손녀 손자들이 공정한 사회통념 속에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해 도전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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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실/연합감리교회여선교회 인종정의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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