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한국의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기스타가 잠깐 걸쳤던 옷이나 액세서리는 불티나게 팔린다. 연예인들의 해외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이들이 나가거나 들어올 때 걸치는 것들은 이른바 ‘공항 패션’이란 이름으로 금세 유행이 된다. 브랜드가 전혀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귀신 같이 어떤 제품인지 알아내 구매에 나선다. 그래서 업체들은 스타들을 위한 협찬에 적극적인 것이다.
광고효과의 관건은 결국 ‘노출’이다. 특히 누구를 통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는지가 그 효과를 결정한다. 한방 치료법인 ‘부항’이 리우올림픽에서 터뜨린 대박은 스타를 통한 노출의 힘을 보여준 사례이다. 올림픽이라는 세계 최대의 무대와 마이클 펠프스라는 걸출한 스포츠 스타의 파워가 결합돼 만들어졌다.
7일 벌어진 수영 남자 계영 400m에 출전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어깨 부분과 등 위쪽에는 10여개의 보라색 동그라미 자국이 선명했다. 프라임타임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수많은 미국인들은 이 자국에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것은 바로 펠프스가 부항(미국에서는 동그란 컵 모양의 기구를 피부에 압착시키는 방법 때문에 부항을 커핑(cupping)이라 부른다)을 뜬 흔적이었다. 펠프스는 자신의 부항 뜨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광고에도 노출시킬 정도로 부항요법을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언론들은 재빨리 시청자들의 궁금증 풀어주기에 나섰다. CNN은 부항이 중동과 동양, 특히 중국에서 고대부터 사용해 온 치료법이라고 소개하고 펠프스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 선수들은 물론 제니퍼 애니스톤, 기네스 펠트로, 제시카 심슨 같은 할리웃 스타들까지 부항요법을 즐겨 받는다고 덧붙였다.
부항의 효과에 대해서는 “그동안 몇 번의 연구가 있었지만 실험규모가 작아 과학적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고 유보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안전한 치료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BBC뉴스 등 다른 나라 언론들도 부항에 관심을 나타냈다.
부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진 이유는 수영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금년 31세의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거두고 있는 경이적인 성적 때문이다. 7일 자신의 통산 19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펠프스는 9일 밤 부항 뜬 자국들이 선명한 몸으로 역영, 또 다시 2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그러니 부항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급상승한 것은 당연하다. 미국의 일부 블로거들은 부항요법이 이번 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조금 과장된 반응이긴 해도 부항이 미국사회에 더 널리 보급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음은 분명하다. 수백개에 달하는 남가주 한인 한의원들에게도 그렇다. 침뜸전문병원을 운영하는 강병선 원장은 “한의사들끼리 펠프스를 한방 홍보대사로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며 “차제에 펠프스와 부항에 관한 내용을 영역해 웹사이트에 올리고 유튜브를 이용한 홍보에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번 올림픽에 스타 마케팅이라는 번외종목이 있다면 부항은 단연 금메달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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