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의 우리 삶을 ‘만남의 연속’이라 정의할 수 있을까. 매일 우리는 사람과 상황,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을 만나고 경험한다. 그리고 많은 순간, 그 감정에 휘둘리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익숙해지지 않는 만남을 계속하고 있거나 혹은 좀처럼 어떤 만남도 편해지지 않는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의 삶을 돌아봐야할 일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면, 결국 그 만남의 끝에는 서로의 인격의 향기가 남을 수밖에 없다.
‘나는 타인에게 어떠한 만남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을까’문득 궁금해진다. 나를 경험한 사람들이 어떠한 감정으로 나를 기억하고 또 그 하루를 추억하게 될지 말이다.
날마다 만나고 싶은 사람과 먹고 싶은 음식, 가고 싶은 곳들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조금 처진 기분을 한껏 환기시켜줄 수 있는 유쾌한 만남이라든지 무료한 하루의 입맛을 반전시켜줄 뭔가 자극적인 음식과의 만남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런 만남의 선택과 결정은 물론 적어도 몇 차례 이상의 동일한 만남의 결과를 가질 때만이 가능하다. ‘언제 만나도’즐거운 사람,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 ‘언제 찾아도’ 편안한 분위기 등과 같이 우리는 감정 자체보다 그 감정의 항상성에 의지하게 된다.
개인의 실력도 결국 항상성에 귀결된다. 꾸준히 스스로와 상대방의 기대에 상응하고 부응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전문가라는 평가를 얻어낼 수 있다.
히사이시 조 역시 최근 발간한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란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름은 생소할지 모르지만, 누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음악을 작곡한 그는 그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중심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음악을 전담하던 명실 공히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이다.
자기 분야에서 마땅히 전문가라 불리어야 할 그는 이 책에서 “평생 한 작품이라면 누구라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소설도 쓸 수 있고, 좋은 영화도 찍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일은‘점(點)’이 아니라 ‘선(線)’이다. 집중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작업을 끊임없이 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작곡가나 소설가,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살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분은 감성의 핵심이 아니다. 그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일정한 수준의 곡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기분의 파도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나 일정한 만남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커리어 적, 인격적 전문가가 될 것을 역설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 우리의 항상성을 기대하며 다가올 많은 관계를 준비하고 기대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제 그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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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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