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전 결승 투런포 포함 시즌 3·4호 연타석 홈런 대폭발
▶ 2홈런 3타점 맹타로 팀의 9-8 역전승 견인… 타율 .281

7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린 이대호가 동료 카일 시거(오른쪽)와 리오니스 마틴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뿜어내며 거포로서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중반 믿었던 에이스 필릭스 허난데스가 무너지며 4-8로 뒤져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이대호는 6회초 추격에 시동을 거는 솔로포를 터뜨린 데 이어 7회엔 9-8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아치를 그렸고 결국 이 홈런은 매리너스의 9-8 승리를 안겨준 결승점이 됐다. AL 서부지구 선두 매리너스(16승11패)는 올 시즌 첫 시리즈 싹쓸이에 성공했다.
4일 북가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로시엄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3연전 시리즈 최종전에서 매리너스의 8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홈런 2방으로 3타점을 쓸어담으며 이날 팀의 짜릿한 역전승의 시작과 끝을 모두 장식한 영웅이 됐다.
5타석에 나서 4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3타점 2득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생애 첫 빅리그 멀티홈런과 연타석홈런을 한꺼번에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250에서 .281로 뛰어올랐다.
이날 애슬레틱스가 왼손투수 숀 마네아를 선발로 내보내면서 6경기만에 다시 선발 출장기회를 잡은 이대호는 첫 두 타석에선 각각 2루 땅볼(에러로 출루)과 숏 땅볼에 그치며 출발은 조용했다. 하지만 팀이 4-8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선 3번째 타석부터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구원 등판한 오른손 투수 라이언 던을 상대로 시속 91마일짜리 바깥쪽 패스트볼을 통타해 센터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406피트로 추정된 큼지막한 솔로아치를 그렸다.
바로 직전 5회말 수비에서 에이스 허난데스가 연속 4안타와 실책 2개로 역전을 허용하고 강판되는 등 이 이닝에서만 6안타 2실책으로 6점을 내줘 4-8로 역전을 허용한 뒤 나선 공격이었기에 이대호의 시즌 3호 홈런은 매리너스의 컴백에 불을 붙인 신호탄 역할을 했다.
계속해서 다음 타자 리오니스 마틴이 번트안타로 나간 뒤 도루와 상대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하고 노리치카 아오키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으며 2점차(6-8)로 추격한 매리너스는 7회초 공격에서 카일 시거의 적시타로 7-8, 1점차로 쫓아갔고 애슬레틱스는 다음 타자 이대호를 상대로 불펜의 필승조 멤버인 우완투수 잔 액스포드(2승, 평균자책점 0.73)를 올려 불을 끄려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볼카운트 3-1에서 액스포드의 시속 95마일짜리 몸쪽 패스트볼을 끌어당겨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비거리 359피트)을 쏘아올리고 포효했다.
지난달 상대 왼손투수를 상대로 그를 선발 출전시켰다가도 오른손투수가 나오면 바로 경기에서 빼내고 왼손타자인 주전 1루수 애덤 린드를 내보내곤 했던 스캇 서비스 매리너스 감독은 이날 두 번 연속으로 오른손투수가 나섰음에도 이대호를 계속 내보내는 믿음을 보였고 이대호는 이에 시즌 3, 4호 연타석 홈런으로 화답했다.
플래툰으로 제한된 기회 밖에 얻지 못하면서도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팀을 역전승으로 견인한 이대호의 활약은 그의 거포 존재감을 재확인시킴과 동시에 앞으로 좀 더 많은 출장기회를 얻게 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었다.
이대호는 9-8로 앞선 9회초 무사 2, 3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으나 우완 클로저 라이언 맷슨은 이대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3-0로 불리한 상황에 몰리자 승부를 포기하고 그를 고의사구로 내보내 무사 만루를 만들고 말았다.
이대호와 승부를 포기한 결정은 결국 이닝을 실점없이 마무리하면서 성공으로 끝났으나 매리너스는 9회말 애슬레틱스의 마지막 공격을 실점없이 막고 올해 첫 시리즈 싹쓸이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9회말 마지막 수비과정에서도 1사 1루에서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 2루로 뛰는 선행주자를 잡아내면서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 감독은 경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다가온 이대호를 포옹하며 특별한 축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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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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