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아내 멜라니아와 ‘성난’ 크루즈 부인 외모 비교 사진 리트윗
▶ 공화 ‘성 차별주의자’ 대선후보 내세운 ‘성 차별당’ 이미지 우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아내 멜라니아와(오른쪽)와 경쟁주자인 테드 크루즈 의원의 부인 하이디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이미지가 트위터에 오르자 이를 리트윗했다. 이들 이미지에는 ‘사진이 천마디의 말에 값한다’는 캡션이 달려있다.
미국 공화당에 ‘여성표 비상’이 걸렸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간 부인을 둘러싼 ‘막장 싸움’의 후폭풍 탓이다.
크루즈 의원 지지단체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과거 모델 시절 반라 사진을 공개하고, 이에 발끈한 트럼프가 연일 크루즈의 부인 하이디를 모욕하면서 안 그래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는 공화당은 머리를 싸맬 지경이 됐다.
대선 본선에서 맞닥뜨릴 민주당의 주자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더욱 곤혹스럽다.
먼저, 부인을 둘러싼 트럼프와 크루즈의 싸움은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크루즈 지지단체인 ‘메이크 아메리카 어섬’(Make America Awesome)이 지난 22일 온라인 선거광고에 어깨와 허리, 엉덩이 라인 일부가 드러난 트럼프 부인의 반라 사진을 올린 뒤 트럼프는 거의 광분 상태다.
발끈한 그는 23일 트위터에 “멜라니아가 (영국 남성지인) GQ를 위해 찍은 사진을 사용한 좀 수준 낮은 광고”라며 “거짓말쟁이 크루즈가 아내의 사진을 이용했다. 조심하라, 거짓말쟁이 크루즈. 그렇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공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트럼프는 24일 리트윗에 멜라니아와 크루즈 부인 하이디의 사진을 나란히 올려놓았다. 이 사진에서 하이디는 매우 성난 표정을 짓고 있다.
또 이들 사진에는 '비밀을 폭로할 필요도 없다. 사진은 천 마디의 말에 값한다'라는 캡션이 달렸다. 두 여성의 외모를 비교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공격임은 물론이다.
그러자 크루즈 의원은 이날 위스콘신 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짜 남자라면 여성을 괴롭히지 않는다"라며 "덩치가 크고 시끄러운 뉴욕의 깡패가 내 아내를 공격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공화당 주류의 고민은 '성 차별주의자'로 비판받는 이런 트럼프가 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설사 '중재 전당대회'를 통해 그를 주저앉히더라도 공화당은 '성 차별당'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될 것을 우려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싸움은 공화당 경선의 추태는 물론 여성과 그들의 외모에 대한 선정적 발언의 오랜 역사를 가진 트럼프를 둘러싼 불편한 '성 정치학'을 부각시킨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캘리와 공화당 경쟁 주자인 칼리 피오리나의 외모 등을 공격한 데 이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도 이미 "스태미나와 에너지가 없다"며 발톱을 드러낸 바 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이 2008년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것을 두고 "X됐다"라는 상소리를 한 바 있으며,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불륜도 이미 한차례 도마 위에 올렸다.
공화당 주류는 본선에서 그가 클린턴 전 장관과 맞붙는다면 '시궁창 같은 모욕적 언행'을 쏟아부을 것을 우려한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 전략가이자 트럼프 반대 슈퍼팩인 '우리의 원칙'을 이끄는 케이티 팩커는 WP에 "그가 후보로 지명되면 정말 걱정된다"며 "당에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트럼프를 저지하려는 이유의 절반은 그가 여성혐오의 고정관념을 퍼뜨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성들의 트럼프 지지는 급전직하다. WP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래 10%포인트 떨어져 최근 23% 수준에 그쳤다. CNN의 금주 조사에서도 그를 싫어한다는 여성들이 73%에 달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크루즈 의원 부인에 대한 트럼프의 논쟁적 공격이 조명받으면서 '여성 지지도'라는 그의 최대 취약점 가운데 하나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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