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한인 등 소수자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한 불평등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네일 근로환경에 대한 탐사보도 이후 연이어 터진 뉴욕주정부의 후속 대책에 한인사회가 크게 요동치고 있을 당시 커뮤니티를 결집시키고 임금채권 구입 의무화 등 불평등법을 막기 위한 법안발의에 발 벗고 나선 정치인이 있다. 바로 뉴욕주 최초의 한인 선출직 정치인이자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플러싱 40선거구를 대표하는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한국명 태석•36•사진)이다.
김 의원은 “한인 커뮤니티의 힘이 부족해 소수 인종을 타깃을 한 불평등한 법이 제정돼도 강력한 목소리를 못냈다”며 “내년에도 네일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한다”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직원들의 고용,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법이 시행되면서 네일 업소들의 매출이 40~50%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네일 가게가 폐업하기 시작할 것이고 일자리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자 뉴욕주 정치서열 1위인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행정부에 맞서고 있는 것은 어릴 적 야채가게를 운영하다 부당하게 폐업한 부모님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브롱스 207가와 브로드웨이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했는데 당시 랜드로드의 횡포에 가게 문을 닫은 경험이 있다”며 “법을 지키고 성실히 열심히 일했는데도 소수 이민자라는 이유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하면서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소수인종을 타깃으로 한 불평등한 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또 다시 타깃이 될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차별 없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게 제게 남겨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미국 내 아시안 정치력 신장을 위해 후배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신의 수석보좌관인 중국계 율린 니우를 내년 실시되는 뉴욕주 보궐선거에 출마시킬 계획이다. 그는 “뉴욕주 상•하원의원 231명 중 유일한 동양인으로서 다음 세대를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아시안 정치인이 더 많아져 한 목소리를 낸다면 주의회에서도 우리 커뮤니티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내 최소 5명의 아시안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국 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분쟁 등 한일갈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한•일 양국을 방문해 정부관계자와 면담하고 위안부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미국 내 지역 의원들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소식을 들으면서 관심이 아주 많다”며 “대외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른 정치인들이 변호사 등을 겸업하며 외부수입을 얻는 것과 달리 풀타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뉴욕주의회 상•하•원 의장들이 변호사로 활동하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자 정치인의 외부수입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의원으로 활동하며 외부적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 이해관계가 얽히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일을 하지 않는다”며 “특히 지역구 사무실에는 뉴욕에서도 가장 많은 민원이 들어온다.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풀타임으로 일해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내년 3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미 전국의 한국일보 독자들께 새해인사를 전했다. “한국일보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있기 기원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해 대형 언론사와 거대권력과 맞서 싸웠습니다. 한인 여러분들께서도 제가 계속 주의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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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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