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무장 경찰 수색으로 호텔서도 살벌
▶ 회의차 파리갔던 박명근 회장 당시 긴박했던 상황 전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테러사건 당시 파리에 머물었던 박명근 뉴저지경제인협회장이 사건 당일 급박한 상황을 본보에 알렸다. 당시 세계한인무역협회 뉴저지 지회장 자격으로 ‘2015 월드 옥타 유럽경제인대회’에 참가 중이었던 박 회장은 테러범이 출몰한 장소 중 한 곳으로부터 불과 몇 킬로미터 거리의 파리 풀만(Pullman) 호텔 연회장에서 만찬행사 중이었다.
박 회장은 “갑자기 경찰차와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주최 측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참석자들에게 알렸다”면서 “이후 호텔 문이 폐쇄되고, 참석자들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파리 지회장이 외부로 나간 회원들을 찾고 난리도 아니었다”면서 “당장 어디에서 추가 테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돌아 모두들 긴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는 박 회장과 뉴저지경제인협회 김용만 이사장, 최용식 전 회장이 각각 부부를 동반해 뉴저지에서만 모두 6명이 참가했다. 테러 소식이 전세계에 타전된 직후 이들은 뉴저지에 남겨진 가족과 친지 등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전화와 텍스트 메시지가 쏟아졌다.
테러 발생 이튿날인 14일 오전이 돼서야 박 회장 등은 호텔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물론 거리와 시내는 ‘바깥 출입을 자제하라’는 파리시 당국의 요청으로 매우 한산했다. 간간이 테러 현장과 가까운 광장 등에는 언제 두고 갔는지 모를 추모용 꽃들이 놓여 있었다.
테러의 공포는 이튿날 밤 또 다시 시작됐다고 박 회장은 기억한다. 대회가 치러진 풀만 호텔에 테러범들이 머물렀다는 잘못된 첩보가 경찰에 전달되면서 한인 참가자들의 방으로 경찰들이 방문을 일일이 발로 차고 들어가 수색작전을 펼친 것이다.
박 회장은 “다행히 나는 그날 밤 풀만 호텔에 추가 예약을 하지 못해 옆 호텔로 옮긴 상황이었다”면서 “그래도 우리 호텔에도 수색을 들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옷을 챙겨 입고 경찰이 들이닥칠 상황을 대비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들은 중무장을 했고, 소총을 방 안에 있던 투숙객 하나하나에게 일일이 겨누기까지 했다.
박 회장은 “일정 중 파리 시내 관광도 예정돼 있었지만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취소를 요구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다들 침울한 분위기 가운데 행사를 마무리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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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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