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이라고 받기만하면 안돼$봉사로 갚아야죠”
<사진 천지훈 기자>
젊은시절엔 가족 부양
노후엔 “오로지 봉사”결심
13,14대 회장맡아 협회 활성화 주도
한인사회에 도움되는 일 하고파
세계한인의 날 대통령상 수상
뉴저지 한인상록회는 한인노인들의 몸과 마음의 쉼터 역할은 물론 한인커뮤니티 봉사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월 5일 2015년 세계한인의 날을 맞아 대통령상을 수상한 강태복 뉴저지 한인상록회장을 만났다
▲지역에 한인커뮤니티 알리기
“감사한 일이다. 나 개인에게 주는 상이 아니고 상록회 전체회원들에게 주는 상이다. 매일 100~150명의 한인 노인들이 찾아와 상담 하고 상록학교 강의를 듣고 하루 60~70명이 중식프로그램(3달러) 에 참여한다. 그동안 뉴저지 한인상록회 후원자들의 도움이 컸다.”
2015 세계한인의 날을 맞아 한국정부가 재외동포 사회발전에 기여한 한인들에게 상을 수여, 대통령 상을 받은 강태복 뉴저지 한인상록회장, 그는 모든 공을 상록회로 돌렸다.
뉴저지 한인상록회는 노인들이 스스로의 복지 향상을 위해 서로 돕자며 모인 순수한 자생단체로 현재 2,20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나 1,500명 정도가 활동한다.
지난 1990년 8월 18일 비영리사회봉사 단체로 뉴저지 주정부에 등록, 2006년 상록학교가 설립되어 현재 33학과 27명 강사가 영어와 건강, ESL, 서예, 미술, 음악, 무용 수업 등을 진행한다.
2008년 5월에 설립된 사회복지상담센터는 버겐카운티와 파트너십으로 사회복지 상담을 전개하는데 SSI, 메디케이드, 메디케어, 노인 아파트 등 매년 약 2,000여건 이상을 상담한다. 또 2005년 설립된 비상식량지원센터는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쌀을 비롯 식품을 지원하며 렌트 보조, 유틸리티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2013년 12월 팰팍에 있던 한인상록회관이 리지필드 회관으로 이전하며 뉴저지 한인상록회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아무래도 먼저 회관은 장소가 좁다보니 수업위주 프로그램이었다면 5,000스퀘어 피티 면적의 넓은 장소로 오면서 상록학교 프로그램이 다양해졌다. 골프동호회, 바둑 동호회, 색소폰 동호회 등이 취미활동도 활성화되면서 상록회가 더욱 발전한 것같다.”
강태복은 노인단체라 하여 소극적으로 뒷전에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노인들이 받기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한인 커뮤니티에 봉사를 해야 한다. 각 타운 기념행사에도 열심히 참가하고 있다.”
뉴저지 한인상록회는 메모리얼 데이 등 국경일이면 각 타운 기념행사에 참여해오고 있다. 올해도 리지필드 행진에 상록회가 농악단과 함께 참여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한인 커뮤니티를 알렸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진정한 이웃이 된 것이다.
▲1976년 미국으로
현재 회원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뉴저지 한인상록회를 끌어가는 강태복 회장은 어떤 사람일까.
“한국에서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거의 고아였다. 강문고등학교(현재 용문고) 졸업장만 있고 대학은 중퇴했다. 미국으로 오면서 한국의 추억이 서린 것은 모두 불태웠고 다시는 한국으로 가지 않으리라는 결심으로 왔다. 뭐 그렇다고 그후 안간 것은 아니고 몇 번 다녀왔지만...”
강태복은 1937년 서울 마포구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많은 고생을 하여 한국 생활에 더 이상 미련이 없었다고 간단히 과거를 정리한다.
“비행기표도 크레딧 카드로 구입했고 맨손 맨주먹으로 미국 땅에 내렸다. 내가 먼저 와서 직장을 구하고 1년후에 아내(강정예)가 여섯 살짜리 딸과 네 살인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가 처음 발을 디딘 곳은 볼티모어였다. 원래 그림을 잘 그리던 그는 초상화 그리는 직업을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목공소를 찾아갔다. 조각에도 자신이 있었지만 나무를 만지다보니 손가락에 수시로 가시가 박혔다.
강태복은 볼티모어 커뮤니티 칼리지 야간을 1년간 다니면서 설계를 공부했다. 졸업 후 워싱턴DC 유명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이 되었다. 이곳에서 설계사와 현장 노무자의 중간 위치인 레이아웃 맨으로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기술이 뛰어났고 성실했다.
“4년간 투 잡을 뛰었다. 메릴랜드에 살면서 새벽에 회사에 나가 오후 3시반까지 일하고 집에 와서 이른 저녁을 먹은 후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공장 일을 했다. 이민 초창기에는 아무리 더워도 콜라 한 잔 사먹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모아서 어렵게 집을 샀고 자녀교육을 시켰다.” 그는 인테리어 회사에 25년을 착실하게 다녔고 65세이던 2002년 은퇴했다.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
그가 뉴욕에 온 것은 2002년, 결혼한 딸이 뉴저지 파라무스에 살고 있었다.
“어려서 고학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40~50세 나이에 미국 와서 먹고 살기 바쁘다가 60세가 되어 서야 아하, 내가 혼자 잘 살아온 것이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 결심했다. 강태복은 그때부터 공립초등학교와 공공도서관, 환경정리 자원봉사 일을 앞장서서 하기 시작했다.
“파라무스에 살면서 5~6년 전부터 뉴저지 한인상록회에 오며가며 참여하다가 5년 전 이사장 제의를 받았다. 상록회 운영이 잘 안되던 시기였다. 1년동안 이사장을 하면서 이렇게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으니 직장연금과 소셜연금이 있어 나 자신 품위를 지킬 정도는 되었다.”
강태복은 2011년 12월 제13대 회장이 되었고 2년후 다시 이사들의 만장일치로 14대 회장이 되어 활동하면서 4년간 운영의 활성화를 꾀했고 뉴저지 상록회의 위상을 드높였다.
25년간 열심히 직장을 다녀서 가족을 부양했듯이 노후 생활은 오로지 “열심히 봉사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가 미국직장을 다니며 익힌 능숙한 영어와 원활한 대인관계가 뉴저지 상록회 일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미 정치인들을 만나서 그랜트를 얻었고 상록회 운영을 위한 정부측 조사나, 주정부 소방서 인스펙션 등 상록회 연관 모든 일에 성실하게 임했다.”
그가 만난 연방상원의원, 팰팍과 리지필드 하원의원, 시의원 등은 무수하다.
▲우리가 잘하면 된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가 사회적으로 부담을 주어서도 안되었고 크고 작은 인생사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도록 자신감을 키워줘야 했다. 무엇인가 한인사회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상록회의 궁극적 목표다.”
회관 문제도 그랬다. 그가 회장이 되고 다른 단체들을 보니 저마다 회관건축이다, 기금모금운동이다 했지만 상록회는 그러지 않았다.
“55세 이상의 상록회 회원들이 1년 상록회비 40달러를 낸다. 언제 한푼 두푼 모아 수백만 달러 하는 회관을 세울 것인가. 실용성이 없다. 우리가 잘 하면 그래서 상록회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인정을 받으면 저절로 후원자가 많이 생기고 뜻있는 독지가가 나올 것이다. 지금은 셋방살이를 하더라도 노인들이 이곳에서 보람과 기쁨을 찾는데 의미가 크다.”
그래서 그는 매년 5월 한국의 경로사상을 알리고 아름다운 전통으로 계승시키고자 효행상 시상식을 하고 시니어 골프대회를 치른다. 8.15경축 음악회는 8월16일 창립기념 축하도 겸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상록학교 예술제를 열어 색스폰, 국악, 춤과 노래로 한인노인들을 즐겁게 했다.
강태복• 강정예 부부는 IT 테크니션인 아들과 광고회사 부사장인 딸을 두었고, 손녀 셋이 있다.
“그동안 상록회를 도와준 후원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상록회 운영기금 마련도 하는 제6회 후원의 밤이 14일 오후 6시30분 뉴저지 파인플라자 4층연회장에서 열린다. 더욱 많은 관심 바란다”,
“초기 불운했던 것이 전화위복 되었다. 미국에 온 것은 잘 한 선택이다.”는 강태복, 수십년간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온 그는 지금, 뉴저지 한인노인들의 몸과 마음의 쉼터를 위해 화려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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