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시리아의 무도한 독재정권과 폭악한 이슬람국가(IS), 반정부 혁명세력, 다수의 후원세력들과 얼킨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야기된 난민사태는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는 난민들이 갈 곳도 별로 없다. 유례없는 정파, 종파, 지역 간의 폭력 유혈사태로 시민 25만 명 이상의 희생이 있었고 인구의 반인 900만 명의 피난민과 그 반이 국외로 탈출하는 비극을 낳고 있다.
범 아랍권으로 번져간 독재, 부패, 인권유린을 척결하자는 소위 ‘아랍의 봄’ 시민운동은 2011년 3월에 시리아에도 옮겨 붙었다. 고란지역을 빼앗긴 책임을 묻는다며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반세기간 독재를 자행하던 아사드 세습정권을 몰아내자는 것이었다. 고문과 살상이 통치수단이던 이 비정한 독재자는 악독한 화학무기까지 자국민에 사용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라크 전쟁으로 권력층에서 소외되고 시리아의 종파 내분으로 파생된 극단적 IS집단은 알케이다와 손잡고 시리아의 독재와 내부 반항세력간의 내전 틈새에 끼어들며 시리아의 중, 동부를 급히 점령했다. 이 외부세력은 도망 온 이라크인들이 많은 곳을 근거로 세를 불리며 유전지대를 점령하고 자립의 근거도 마련했다. 광활한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 이슬람 근본주의 소위 ‘칼리프 (Caliphate)’ 국가를 건설한다는 망상이 그 난동의 동기다.
IS는 이라크 정부군, 이란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서방과 걸프국의 원조에 의지하는 시리아 혁명반군과 치열하게 싸운다. 이라크 서북부의 쿠르드군과도 싸우고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등 반 이스라엘 세력 등과도 싸운다. 이 흑색집단은 시리아의 문화유산 약탈과 파괴도 다반사로 저지르고 반인륜적인 행패는 예사로 한다.
문제는 악으로 뭉친 이 IS와 독재정권의 압제에 맞서 싸워야 하는 시리아 자체 혁명세력의 허약성이다. 반정부군은 온건한지 유약한 건지 어쩌다 자기 지방에서 정부군이나 IS를 축출하는 승기를 잡아도 다음의 승리나 쉬 올 보복에의 준비도 부족하다. 테러와 전쟁의 화를 피해 난민촌을 떠돌고, 온갖 수모를 겪으며 정착지를 찾는 자국민들에 회귀의 희망을 주는 지도력도 구심력도 혁명군에는 없다. 시리아를 구한다는 대의에도 투철하지 못하다.
비극은 양산되고 자신들도 결국 피난의 길에 내 몰리는 처지다. 외부의 원조가 있더라도 타 반군집단과 결집해 자신들의 보호와 공동 대항력을 키우지도 못하는 반군이 혁명세력으로 남을 수 있을까? 시리아 인들은 피난보다 나라를 지키는데 힘을 모울 수는 없을까?
터키, 이라크, 레바논, 요르단, 타 중동국, EU로 빠져나온 시리아 난민은 400만 명을 넘는다. 이들 국가에 병력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미국, EU, 걸프국의 무기나 군사지원을 추가로 받고, 원조무기의 누출은 막아 전투력을 키워야 한다. 내, 외국의 시리아 난민 젊은 층을 불러 모우고 내국인의 추가 유출도 막아야 한다. EU와 협조해 그곳으로 이동하는 젊은 난민들을 혁명의 대열에 가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면한 급선무는 IS의 박멸이다. 아사드 정권과 IS에 양면 대항이 어렵다면 당분간 아사드와는 휴전이나 소강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IS의 유전시설을 재탈환하든 박살을 내든 이들의 재정 고갈과 모병 차단은 꼭 이루어야 한다. 미국과의 적극적인 대처로 러시아나 이란이 유발하는 혁명군의 피해는 절대 막아야 하며 정부군에의 도움은 IS 격퇴에 한정되게 해야 한다.
이라크, 이란, 시리아와 러시아는 IS에 관한 정보교환소를 공동운영 하기로 합의 했다. 이 정보교환에 혁명군도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비극적인 난민생활을 청산하고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최선의 길은 공동의 적인 포악세력을 몰아내며 시리아의 안정을 되찾는 일이다. 그 후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고 전 종파를 아우르는 진정한 포용의 정부를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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