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암스트롱 교수 발굴
공식영문명칭.창립소식 실려
한국문화 보존 활동 고스란히

미동부 독립운동의 거점이던 뉴욕한인교회(담임목사 이용보)에서 1931년 창립돼 문화를 매개체로 의미 있는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재미조선문화회’ 관련 자료가 새로 발굴됐다.

뉴욕한인교회 역사편찬위원회는 한국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컬럼비아 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가 최근 발견해 교회에 전달한 관련 자료를 7일 한인사회에 공개하고 자료가 지닌 의미를 소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1931년 12월에 영문으로 발행된 ‘한인학생회보(Korean Student Bulletin•사진)’로 1면 우측에 ‘재미조선문화회’의 공식 영문 이름인 ‘The Korean Culture Society’란 명칭의 단체가 컬럼비아 대학을 본부로 미주 한인 2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창립됐다는 소식이 실려 있다. 도서관 및 강연과 전시 등을 위한 한국도서와 문화자료 수집에 노력한다는 단체의 성격과 역할도 소개돼 있다.

뉴욕한인교회 역사편찬위원회의 간사인 윤창희 변호사는 “실제로 이 단체를 통해 컬럼비아 대학교에 한국도서관이 설립됐으며 교회 교인이던 이철원 이사가 초대 도서관 사서가 되면서 한국 문화재와 도서자료 등이 컬럼비아 대학교 도서관에 모이게 됐다”며 “단체의 영문명은 이번에 발굴한 자료를 계기로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미조선문화회는 1931년 12월31일 오후 4시 뉴욕한인교회에서 창립된 독립운동 단체다. 당시 교회를 담임(제3대)하던 윤병구 목사를 비롯해 이철원, 윤홍섭, 황창하, 노재명, 홍득수, 안정수, 장석영, 정태진, 김도연 등의 교인이 이사로 참여했고 워싱턴 DC와 로스앤젤레스 등 타지역 인사들도 이사로 참여해 미주 각지에서 문화를 통한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보에는 컬럼비아 대학에 당시 ‘조선도서관’으로 불리던 ‘한국도서관 문화센터(Korean Library and Culture Center)’가 설립됐다는 기사와 이 소식을 알리며 찬사를 보낸 한국 언론의 보도 기사를 비롯해 만주에서 한국인 난민들이 전쟁과 기아로 끔찍한 시련을 겪고 있다는 기사와 더불어 한 달 전부터 시작한 미주 한인들의 모금활동 기사 등이 뉴욕에서 전개된 한민족의 문화운동을 격려하는 존 듀이 박사의 격려문과 함께 실려 있다. 모금활동 기사에는 김마리아 여사가 기부한 2달러를 비롯해 기부자들의 이름과 후원금 액수도 적혀 있다.

윤창희 간사는 “나라를 잃었는데도 한국민족의 문화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재미조선문화회는 그 어떤 독립운동 단체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특히 당시 세계적인 교육자이고 미국의 역사를 바꾼 철학자인 존 듀이 박사가 직접 축하 메시지를 실은 것은 이 단체가 얼마나 획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사편찬위원회는 앞으로도 컬럼비아 대학의 협조를 얻어 대학이 소장한 독립운동 자료 찾기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가 사적지로 지정한 교회 건물은 최근 증•개축 공사를 시작한 상태로 얼마 전에는 교회 창고에서 일본의 만주 침략에 반대하는 한국인 성명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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