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굴의 열정·고통·환희… 장엄한 연주에 전율 느껴
29일 시즌 오프닝 갈라 콘서트에서 LA 필하모닉과 시몬 볼리바 심포니의 합동 관현악단이 구스타보 두다멜의 지휘로 ‘에그몬트’ 서곡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Mathew Imaging>
■LA필 시즌 오픈 콘서트
베토벤은 과연 위대하다. 그리고 그의 음악을 200년이 지난 오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재현해낸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과 LA 필하모닉, 시몬 볼리바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열정과 장엄으로 가득한 것이었다.
거의 모든 음악인들이 서양 음악사상 베토벤을 가장 위대한 작곡가이며 넘을 수 없는 산으로 여기는 이유를 이번 ‘불멸의 베토벤’(Immortal Beethoven) 페스티벌을 일주일 내내 감상하면서 다시 한 번 온몸으로, 지성과 감성과 영혼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 2015~16 시즌 개막 콘서트를 시작으로, LA 필과 시몬 볼리바 심포니가 릴레이 경주하듯이 연주하는 ‘찬란한 베토벤’을 듣고 있자니 베토벤의 불굴의 의지와 개혁정신, 고통과 환희가 놀랍도록 가깝게 다가왔다.
‘에그몬트’ 서곡과 ‘프로메테우스’ 서곡에 이어 교향곡 1번부터 9번까지, 두다멜의 해석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진지했다. 그가 과거 연주했던 심포니 5번과 9번을 들었을 때와는 또 달랐는데, 그런 진화는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수없이 들은 베토벤이지만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베토벤의 깊은 것을 더 깊게 끌어내며 표현하는 느낌이어서 여러 번 전율이 왔고 가슴 뻐근해지는 감동이 있었다.
두다멜이 둘 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LA 필과 시몬 볼리바 심포니가 함께 펼친 이 베토벤 페스티벌에서 LA 필하모닉은 교향곡 1번과 2번, 5번과 6번을, 시몬 볼리바 심포니는 교향곡 3번과 4번, 7번과 8번을 연주했다.
그리고 ‘에그몬트 서곡’과 ‘프로메테우스’를 연주한 개막 콘서트와 9번 교향곡(‘합창’)은 두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했는데, 두 패밀리를 합친 거대한 관현악 편성이 빚어내는 웅장한 사운드는 머리털이 쭈뼛 서는 전율스런 것이었다. 두다멜은 남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내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9개 교향곡을 모두 2회씩 연주하는 베토벤 페스티벌 대장정은 앞으로 한 주 더 남아 있다.
▲8일: 교향곡 1번과 2번
▲9일: 교향곡 3번과 4번(오전 11시)/5번과 6번(오후 8시)
▲10일: 교향곡 7번과 8번
▲11일: 교향곡 9번
▲13일: 실내악 7중주와 4중주 ‘대 푸가’(Grosso Fugue)와 ‘하프’(이 프로그램은 두 오케스트라의 수석 주자들로 구성된 체임버 그룹이 연주).
www.laphil.com, (323)850-20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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