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브라질 여성팬이 경기 도중 절규하고 있다.
네이마르의 마스크를 들고 있는 브라질 팬들이 믿기지 않는 참패로 인해 고개를 떨군 채 흐느끼고 있다.
64년 전 ‘마라카낭의 악몽’이 재현됐다.
브라질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열린 첫 번째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개최국 브라질은 절대적인 우승후보였다. 객관적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고 홈필드 어드밴티지도 있었으며 경쟁상대였던 몇몇 국가는 이런저런 이유로 대회를 앞두고 기권했다. 특히 당시에도 남미 축구의 양강이었던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 유치에 나섰으나 브라질에 밀린 것에 앙심을 품고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브라질은 승승장구했다. 1차리그에서 멕시코(4-0)와 유고슬라비아(2-0)를 완파했고 이어진 결승라운드에선 스웨덴과 스페인을 각각 7-1과 6-1로 대파했다. 반면 최종상대인 우루과이는 스페인과 2-2로 비긴 뒤 스웨덴에는 막판 2골로 힘겨운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쯤 되자 브라질의 우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파이널 라운드 최종전에서 브라질은 우루과이에 거짓말 같은 패배를 당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었으나 경기 종료 10분 전 역전 결승골을 얻어맞고 1-2로 졌고 우승컵은 우루과이가 가져갔다. 바로 ‘마라카낭의 비극’이었다.
당시 마라카낭 경기장에는 무려 17만명이 넘는 축구 역사상 최고 대 관중이 들어차 있었다. 이중 4명의 관중이 경기 종료 직후 그자리에서 사망했다. 2명은 심장마비로, 2명은 권총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 브라질 전역에 조기가 게양됐고 폭동이 이어졌다. 이번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결승전 장소가 마라카낭으로 정해지자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다른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마라카낭의 비극’은 브라질 축구팬들에게는 잊을 수없는 악몽이었다.
그런데 그 악몽을 씻기 위해 나선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이번엔 마라카낭에 가보지도 못하고 벨루 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무려 6골차로 괴멸당하는 참사를당했다. 5번이나 월드컵 정상에 오른 브라질이 정작 안방 대회에서두 번이나 믿기 어려운 역사적인재앙을 맞은 것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64년전‘ 마라카낭의 악몽’을 잊으려던 브라질은 대신 ‘미네이랑의 참사’라는 또 하나의 악몽을 보태고 말았다. 브라질은 지금견딜 수 없는 아픔으로 통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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