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부 집에 한국서 친지가 방문해 2주정도 있어야 하는데 침대가 없어 잠자리가 걱정이라고 얘기를 한다. 잠시만 사용하면 되는 것이기에 한인 운영 인터넷 사이트 중고 물품 팔고 사는 곳에 알아보았다. 일이 되려 했는지 상태가 좋은 트윈 침대 프레임만을 20달러에 판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마침 매트리스는 여분을 갖고 있어 프레임만 필요했기에 사겠다고 연락을 했더니 가지러 오라 한다.
알려준 위치로 찾아 갔더니 50대 초반이 되었을까, 선하신 인상의 부부가 반갑게 맞아 준다. 그러면서 차가 작아 실을 수 있겠느냐며 먼저 걱정부터 한다. 차고로 안내 한 후 준비해 놓은 침대 프레임을 보여 주면서 조립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가지고가 연구해서 해보겠다고 했더니 미심쩍은 표정으로 보기는 쉬워 보여도 막상 하려면 어렵다며 조립하는 도구를 갖고 오더니 조립 시범을 보여 준다.
그리고는 비닐 봉투에 잘 넣어 놓았던 조립할 때 사용하는 도구와 부품을 건네준다. 프레임을 실으려고 옮기다 보니 프레임 몸체에 여기저기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 가만히 보니 연결하는 너트가 들어있는 구멍이었다. 혹시 한 개라도 너트가 빠져 나가게 되면 문제가 될까 싶어 하나하나 정성 들여 테이프로 붙인 것이었다. 거기다가 부부는 차에 싣는 것 까지 도와준다. 실은 후 20달러를 건넸더니 마치 그냥 줘도 될 것을 돈 받고 줘서 미안하다는 듯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다.
차를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저런 분들이 어둔 사회를 밝히는 작은 불빛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들 입장에서는 좋은 물건을 아주 저렴하게 내 놓았으니 공치사 하며 팔수도 있었을 것이다. 돈 을 받은 후 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도 오히려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돈을 받고 매뉴얼도 없이 조립할 경우 애를 먹을까 봐 조립 시범에 부품까지 정성 들여 테이프로 붙여 놓고 같이 차에 실어 주는 배려를 보여줬다.
이 글을 통해 좋은 침대를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주신 두 분에게 감사를 전해 드린다. 두 분의 아름다운 마음이 깃 들인 침대를 사용하는 딸 친지도 사용하는 내내 이국에서의 잠자리가 마치 자기 집인 것 마냥 편하리라고 본다. 그래서 생애 처음이라는 해외여행이 즐거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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