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의 곡우절기는 여니 때 같지 않게 슬픔과 부끄러움으로 참담하다. CNN 등 국제적 매스메디아들이 보도하여, 상항지역의 교포들도 한국에서의 여객선 침몰사건에 대해 알고, 걱정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주 수요일 (16일) 승객과 승무원 등 476명을 태운 인천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근처 바다에서 침몰되었다. 사고가 난지 5일이 지난 오늘까지 50여명의 사망자와 250여명의 실종자를 내었는데, 아직도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련 상황을 보도하며,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도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부활절 집회에서, 불교인들은 연등절 행사준비에서 사망자들의 명복과 실종자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승객 대다수는 수학여행중인 안산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미래에 대한 꿈이 많고 생기가 발랄하였을 학생들이다. 외지여행의 낭만을 품고, 몇 시간 뒤에 도착할 아름다운 제주도를 기대하였을 터인데,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부실로 졸지에 지옥의 고통을 당해야 했다. 희생자들 가운데는 어른들의 지시대로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재난을 당한 학생들이 대부분인것으로 알려졌다. 그러한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구제를 위해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않은 젊은 직원과 인솔 선생님의 사연은 감동을 준다. 반면, 배의 구조적인 안전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공교롭게 경험과 자질이 부족한 항해사가 당시 배의 운항을 맡았다. 비상상황에 대한 선장의 판단과 대처는 무책임했다고 한다. 만약 어떤 사고로 배가 침몰할 경우, 최후까지 남아 승객과 배의 운명을 책임져야 할 선장이 승무원들과 함께 제일 먼저 탈출하여, 만인의 공분을 일으키고 국내외의 질타를 받고 있다. 크고 작은 공동체의 명운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그 지위에 합당한 도리를 다하여야 할지 반성하고, 정의와 공익을 위해 솔선수범하기를 새삼 다짐해 볼 때이다.
진도 인근 해역은 다른 곳보다 유속이 빠르고 수질이 탁하며, 기후에 따른 파도의 변화가 심하여 잠수부들이 구조작업을 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아무튼 배가 뒤집혀져 가라앉았지만, 그 안에는 수 백 명이 갇혀 있는 줄 알고, 수 백 명의 군경과 민간인 전문가들이 모든 유용한 장비를 동원하여 구조 활동을 하고있다. 그러나 선체진입에만 몇 날이 걸렸다. 대통령과 총리 및 장관들이 방문하고 독려해도 진척이 미미했다. 외국에서는 한국의 기술적 구조능력과 정부의 위기대처능력을 관심있게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나 국가는 물론, 개인들도 각자 살림살이를 잘 챙기며 평상시의 재난대비 태세를 잘 갖추고, 유사시에는 침착하게 준비한대로 진행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회복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구조대원들의 노력의 보람도 있고, 세계인들의 기도에 부응하도록, 실종자들의 생환이 있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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