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소득 제자리인데…월수입의 40% 넘게 차지, 물가까지 오름세 이중고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미 전역에서 치솟는 렌트비로 중간 소득에서 렌트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돌파한 가운데 한인타운 한 아파트에 입주자를 구하는 팻말이 걸려 있다.
최근 LA 한인타운에 스튜디오를 렌트하기 위해 몇 주간 아파트를 알아본 한인 이모씨(26)는 생각보다 높은 렌트비에 쉽사리 원하는 매물을 찾지 못했다.
이씨는“발품을 많이 팔았지만 아무리 싼 곳도 렌트비가 1,000달러를 훌쩍 넘었다”라며“결국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계약하기는 했지만 월수입의 40%가까이를 렌트비로만 지출하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최근 치솟는 렌트비로 한인타운을 포함한 미전역에서 월 수입의 상당량을 렌트비로 충당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입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아파트 렌트비는 계속 오르면서 그만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A 한인타운의 경우 1베드 아파트는 지난 3~4년 사이에 렌트비가 20~30% 상승했으며, 특히 선호도가 높은 2베드는 40%가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아파트의 거주 환경에 따라 월 렌트 비용 차이도 커 이를 찾는 한인들이 애를 먹고 있다.
얼마 전 타운으로 이주한 김모씨 부부는 “싸다고 해서 찾아가 보면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빠듯한 수입에서 월 렌트비 비중을 무시할 수 없어 사실상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다”고 전했다.
드림부동산의 조성민 부사장은 “부동산 버블 이후부터 LA 한인타운 렌트비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버블 때 주택을 잃은 사람들이 렌트 쪽으로 몰리면서 공실률이 하락하고 이에 자연스레 렌트비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젊은 독신들, 특히 남성들은 아예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하숙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최근 하숙으로 자리를 옮긴 양모씨는 “어차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월 700달러 정도면 제때 식사를 할 수 있는 하숙이 편하다”면서 “이로 인해 월 400달러 이상 절약이 가능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현재 LA 지역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간 소득 대비 중간 렌트비 비율이 47%에 육박해 2000년 1분기 34.1%보다 무려 12.9%나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샌디에고 역시 작년 중간 소득 대비 렌트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1.4%로 2000년 1분기(30.9%)보다 10.5% 가량 상승하는 등 남가주 지역 주요 도시에서 주거공간을 렌트해 살아가고 있는 많은 세입자들이 경제적 부담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주택구매 수요가 임대수요로 돌아서서 렌트비가 폭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판매로 금융대란이 발생한 이후 주택구매 수요자들이 실제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임대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장 조사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해 2.8%가량 오른 렌트비가 올해는 4%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집세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1% 전후임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높은 상승세로 앞으로도 렌트를 하는 가정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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