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위험한 지진대 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실감할 수 있었던 지난 일주일이었다. 지난 금요일 밤 라하브라를 진앙지로 발생한 진도 5.1의 강진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풀러튼, 브레아, 라미라다 등 인근에 거주하는 수많은 한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최초의 지진도 지진이지만 수일 동안 계속된 여진은 더욱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이번 주에는 칠레에서 8.1의 강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환태평양 지진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질학자들은 최근의 잦은 지각 움직임을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지난 10여년 조용했던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지진대위에 사는 우리로서는 별로 반갑지 않은 비정상의 정상화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진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냉정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를 가장 공포스럽게 하는 것은 ‘빅원’의 엄습이다. 이와 관련해 기억해야 할 것은 남가주에서 빅원이 발생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이것이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지진예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예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라하브라 지진 후 빅원이 곧 엄습할 것이라는 허위 사실을 담은 우편물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배달돼 공포심을 자극했지만 이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예측불능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그것을 당장 일어날 상황으로 가정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후 지진대비 가정용품 구입에 나선 남가주 주민들이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계속되는 흔들림이 안겨준 공포가 어떤 지진대비 교육보다도 큰 효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평소 훈련과 학습을 통해 잘 숙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남가주에서 사는 한 지진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다. 그러니 언제까지 공포에만 사로잡혀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천재 발생 자체를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 하는 일은 얼마든 가능하다. 공포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막연한 공포로부터 점차 벗어날 수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