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서번에 소재한 사랑의교회 담임 목사와 성도 간에 발생한 분쟁이 결국 법정에서 타결됐다.
앤 아룬델 카운티 순회법원은 지난 6일 담임 권덕이 목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던 성도들과 권 목사 측에 ‘교회 건물의 소유권을 각 50%씩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받아들이라고 명령했다.
이번에 채택된 중재안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이 작년 8월29일 제안했던 것으로, 법원은 “양측이 이 안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사전에 표명했었기 때문에 법적인 효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전 감독회장이 캘리포니아에서 양측 대표들과 만난 뒤 행정명령 형식으로 제시한 중재안은 쌍방이 건물을 공평하게 나눠 사용하고, 모든 경비는 50%씩 부담하며, 교회 건물을 매각할 경우 대금은 반드시 (다른) 교회 건물을 구입할 시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이 개입해 대지와 건물을 포함해 시가가 300만달러가 넘는 교회 재산을 목사를 포함한 분쟁 당사자들이 양분해 갖도록 판결을 내린 것은 워싱턴 한인교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작년 3월 새 담임으로 정창훈 목사를 청빙한 성도 측은 “법원의 명령에 따라 더 이상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기 위한 작업을 해나가겠다”며 교회 이름도 ‘시온성교회’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권덕이 목사는 본보가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2012년 일부 성도들이 담임 목사의 재정 관리에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된 교회 내 갈등은 2013년 1월 권 목사가 사임서를 제출했다가 결정을 번복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법원 기록에 의하면 정 목사 측 성도들은 권 목사가 사임서가 2013년 3월30일부터 효력이 있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그의 이름을 은행 계좌에서 삭제했고 새로운 목사를 청빙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제출한 사임서와 달리 담임 직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했던 권 목사가 작년 7월 구성한 이사진에 대해서도 정 목사 측 성도들은 “전 성도들에게 사전에 공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주장했으며 법원도 소송 중에 선출된 이사들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could not bind)며 정 목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함께 법원은 “미국 헌법의 정교 분리 조항에 따라 교회 내적인 문제에는 관여할 수 없으나 교회 재산과 관련된 법적인 이슈에는 법원이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재산을 양분하라고 명령한 근거를 설명했다.
이같은 판결은 “사랑의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담임 목사를 성도들이 자의적으로 선출할 수 없다”는 권 목사 측의 주장 보다 “독립적인 새 교회를 세우기 때문에 기독교대한감리회나 미주특별연회의 감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정 목사 측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사랑의교회는 오전 11시에 권 목사 측이, 오후에는 정 목사 측이 예배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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