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두 선수의 이야기가 있다. 한 명은 동계올림픽의 꽃이라고 하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 2관왕을 목표로 하는 김연아 선수이고, 다른 한명은 한국 선수들이 경쟁해야 하는 러시아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안현수 혹은 빅토르 안 선수이다.
사실상 김연아 선수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은퇴를 하였었다. 그런데 은퇴 2년 후 세계 선수권 대회로 복귀, 1위를 차지하고 이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은퇴와 복귀에는 개인의 선택 너머 아주 큰 비밀이 숨겨 있었다.
또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2007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빙상계의 스타이자 미래였던 안현수 선수가 이번에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달고 출전한 데도 큰 비밀이 숨겨 있다.
24살의 김연아 선수는 수백번 수천번도 더 점프해서 차갑고 딱딱한 빙판 위에 완벽하게 착지하는 끝없는 연습의 고통을 감수하며 18살 어린 선수들과 경쟁한다.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2년의 공백을 극복하고 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2018년 평창 올림픽에 한국 후배 선수들의 보다 많은 출전권을 따내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아이스케이팅 후배 양성을 위해, 어린 후배들이 김연아 선수를 보며 용기를 얻도록 하기 위해 한번 더 올림픽에 나가는 고통스런 도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16세의 어린나이 부터 전국대회를 휩쓸고 22세까지 세계 선수권 대회 5회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에 영광을 가져다 준 안현수 선수는 한국 빙상협회의 차별과 파벌 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세계 대회 출전권을 받지 못하는 등 선수로서 감당하기 힘든 위기와 고난을 겪었다. 결국 한국에서는 올림픽 국가 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는 아픔을 맞게 되자 선수로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러시아를 선택하게 되었다.
한 선수는 국가의 영광을 위해 다시 올림픽에 도전하는 힘든 길을 선택했다면, 다른 한 선수는 자기 나라에서 버림받음으로써 다른 국가를 선택했다. 언뜻 보면 두 선수가 국가에 대해 상반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선수는 국가로 인해 희생을 감수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김연아 선수는 국가로 부터 외면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국가가 그녀를 위해 해준 것은 거의 없다. 항상 논란이 되어왔듯이 제대로 된 연습 링크장 하나 없어서 개인적 노력으로 성장하였으며 국가는 그 성장의 영광을 받았을 뿐이다.
그리고 안현수 선수는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을 거둬 왔지만 협회의 이해관계에 밀려 결국은 국가로 부터 외면을 당했다. 안현수 선수는 러시아를 기꺼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연 국가가 이 두 선수에게 해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국가를 위해 희생을 마다 않은 선수, 국가가 좀 더 배려하지 못해 결국 희생 당한 선수를 보며 미안하고도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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