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식품에 안내문이 붙다니. 그렇지만 그냥 무심히 읽었다. 표현 방법이 어딘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다가 한 문구에 눈이 멎었다. 건강을 해칠지도 모르니 조심하라는 거였다.”
“처음에는 단지 이상하다고만 느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작은 것에도 배려하는 마음이 배어 있다니. 그 남한 사회는 도대체 어떤 사회일까.”
한 탈북자의 말이다. 그 때부터 품기 시작한 남한사회에 대한 관심이 결국 탈북을 유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목숨을 걸고 탈북을 하나. ‘배가 고파 먹고 살기 위해서’가 여전히 가장 많은 답이다. 그러나 ‘탈북자 2만 명 시대’가 되면서 이야기는 점차 달라지고 있다.
“휴대전화와 CD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도 보고 바깥세상 뉴스도 듣게 되면서 그동안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알게 됐다.”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밝히는 탈북의 결정적 동기다.
‘적어도 내 자식에게는 내가 살았던 그런 삶을 살지 않게 하겠다’-. 바깥세상을, 특히 남한 사회를 바로 알게 되면서 이런 결심이 굳어지고 결국은 탈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한 연구조사는 밝히고 있다.
관련해 한 가지 놀라운 보고는 북한의 핵심지역인 평안남도 일원의 ‘연남세력’, 다시 말해 남한을 동경하는 세력이 30%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노동당원 수는 300여만으로, 이중 3분의1 이상이 평양을 비롯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특히 충격적인 것이다.
‘통일방송국’이 세워질 모양이다. 한국 통일부 주관으로 남북통일에 대해 남북한 주민은 물론 주변국 주민들로부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통일방송국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한국판 ‘미국의 소리(VOA)’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환영할 일이다. 정부가 통일에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통일방송 설립과 관련해 우선 관심이 가는 것은 방송 내용의 콘텐츠다. 남북한 주민에게 통일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주지시킨다. 또 한반도 통일이 주변국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전파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진실을 담는 콘텐츠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탈북자들에 따르면 남한 드라마를 보면서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가장 부러운 점은 ‘말에 대한 자유’라고 한다. 체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꽤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주민에 대한 배려의 메시지가 그 콘텐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본다.
과장되지 않은 남한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전한다. 진실을 전달하고 압제에 억눌린 북한 주민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마음을 전할 때 북한 주민의 마음은 열리고 통일은 그만큼 빨리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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