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은 케네디가 죽은 후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와 결혼했다. 그와 결혼하면서 이름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로 바뀌었지만 오나시스가 죽고 얼마 뒤 자신도 죽자 그 시신은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케네디 옆에 묻혔다. 재가한 부인이 전 남편 묘 옆에 나란히 묻힌다는 것은 한인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동양과 서양으로 문화권이 다른 한국과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서양 문화권인 미국과 프랑스도 결혼과 성에 관한 관념은 매우 다르다. 그 대표적인 게 섹스와 관련된 스캔들에 대한 두 나라 국민들의 태도다. 미국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지자 프랑스 국민들은 어리둥절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누구와 바람을 피든 그것은 개인 문제인데 왜 그것이 국가적 관심사가 되느냐 하는 것이다.
드골 대통령 시절에도 각료 하나가 정부를 뒀다는 이유로 해임 건의가 빗발치자 “그만한 일로 장관을 자르면 앞으로는 각료 없이 회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사회당원으로 처음 대통령이 된 미테랑도 장례식장에 부인과 정부가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 프랑스가 요즘 또 대통령의 스캔들로 시끄럽다. 현직 르랑스와 올랑드 대통령이 밤에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배우 쥘리 가예 집에 몰래 찾아갔다 잠복중인 기자한테 잡혀 정부를 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 사건이 터지자 현재 동거녀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는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다. 두 사람은 정식 결혼한 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올랑드가 나가라고 하면 당장 발레리는 짐을 싸야 할 형편이다. 발레리는 영부인으로 남아 있게만 해준다면 바람피운 것은 용서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출신인 발레리는 올랑드를 취재하다 관계가 깊어졌으며 그녀와 만난 후 올랑드는 아이까지 넷이나 낳은 전 동거녀이자 한 때 대통령 후보였던 세골린 르와얄과 헤어졌다. 발레리는 르와얄과 앙숙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올랑드가 바람을 핀 가예는 한 때 르와얄의 선거 운동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이 사건이 터진 후 올랑드는 “살다 보면 누구나 시련을 겪는다. 지금 내가 그렇다. 고통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민들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다. 역시 개인 문제지 남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긴 전임자인 사르코지도 올랑드 못지않았다. 이미 결혼한 상태에서 남의 주례로 갔다 신부와 눈이 맞아, 결혼한 상태에서 남의 아내와 같이 살았다. 그 아내는 사르코지가 대통령이 된 후 딴 남자를 찾아 떠났고 사르코지는 대통령 집무 보기에도 바쁠 텐데 임기 중 가수 겸 모델 칼라 브루니와 결혼해 애까지 낳았다. 대통령들이 이처럼 애정 행각을 벌이는 동안 프랑스 경제는 추락을 거듭하고 위상도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 프랑스 지도자도 국민도 정신을 차릴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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