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나오는 보고서들이 있다. 자유가, 민주주의가 얼마나 진척됐는가. 프리덤 하우스가 펴내는 보고서다. 어느 나라가 가장 청렴한가. 국제 투명성기구의 단골 보고서 내용이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이 거론되면 항상 최악으로 꼽힌다. 북한이다. 가장 청렴한, 아니 그 반대로 가장 부패한 나라 부문에서도 항상 최악이다. 역시 북한이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최악의 부패국가로 뽑혔다. 그렇지만 전년에 비해 다소 달라진 것이 있다. 최악의 부패국가 타이틀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과 공유했다는 점이다.
기능이 발휘되는 정부 같은 것은 없어진 지 20년이 넘었다. 해적의 나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소말리아다. 그 소말리아는 가장 부서지기 쉬운 허약한 체제로 꼽힌다.
뇌물이면 만사 오케이다. 부패가 스며들지 않은 부문이 없다. 그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그나마 지탱되는 것은 나토군이 주둔해 있기 때문이다.
외국군이 철수하면 어떤 상황이 올까. 현 정권은 전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그 공백을 바로 탈레반이 파고 들 것이다. 미국이 보이고 있는 우려다.
부패가 극심한 국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거대한 갈등 상황을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란으로 시달리는 아프리카, 중동지역 국가들의 모습이 그렇다.
예외가 있다. 아니 그보다는 예외적으로 보인다. 북한이다. 항상 최악의 부패국가로 꼽힌다. 그런데 외부로 들어난 사회 갈등 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어찌 된 일인가.
부패는 악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반드시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 부패구조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부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법을 지킨다. 그러다가는 굶어 죽는 게 북한의 현실이다. 때문에 너도 나도 장마당에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뇌물은 아예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거대한 부패구조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부패한 권력은 권력이 아니라 공포다.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부패시키고, 권력의 채찍에 대한 공포는 거기에 복종하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일찍이 아웅 산 수치가 한 말이다.
공포가 된 부패권력- 장성택 숙청-처형의 피바람 극을 불러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결국은 돈 때문이었다고 한다. 수산물이권을 놓고 군부와 장성택파가 총격전을 벌였다. 그게 그 피바람 극의 발단이었다는 거다.
이념도 명분도 아니다. 오늘, 현재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달러다. 그 얼마 안 되는 돈을 놓고 권력기관끼리, 친족끼리 갈라져 총질을 해댄 것이다. 그게 장성택 숙청에서 전격처형에 이르는 광란 극의 숨겨진 진상이라는 얘기다.
건강성이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최악의 부패국가 북한- 그 체제는 도대체 얼마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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