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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성 지도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 되었고, 얼마 전 독일의 앙겔라 마르켈 총리는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 외에도 언론에서 접할 수 있는 여성 리더들이 많다.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녀는 프랑스인으로 법과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월가에서 25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2007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의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경제 분야에 경력이 없었던 그녀지만, 그 부족함을 정치와 법 분야의 전문성으로 커버할 줄 알았고, 탁월한 조정 능력을 발휘해서 임무를 수행했다. 장관 시절 보인 그녀의 뛰어난 리더십은 그녀를 IMF 총재로 발탁될 수 있게 해 주었다.
앙겔라 메르켈이 총리로 처음 임명된 2005년 말부터 현재까지 유럽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 중에 유일하게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 독일. 그 나라의 수장인 마르켈 총리가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촌스럽고 고집스런 아줌마 같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현재 그녀의 리더십은 ‘엄마’ 리더십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타고난 신중한 성격에 유연한 사고를 지닌 그녀는 상대를 포용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그는 우파 연정을 이끌어 왔지만 진영논리나 정치 이념이 아닌, 민심을 수용하는 결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통적으로 좌파들이 주장해온 ‘반원전’을 정책으로 받아들여 원전 폐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가 안보 보좌관은 맡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당당하게 정치권에서 인정받은 그녀는 누구와 어떤 주제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사람들과의 친화력과 대화술이 뛰어나다고 한다. 낚시와 야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던 그녀지만, 부시 전 대통령과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낚시터에 동행하며 친해졌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있지만 언제나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깊이 있는 토론을 즐겼다고 한다. 그녀를 보좌했던 사람들은 그녀의 지적인 정직성에 반했다고 입을 모은다.
세상의 반은 여자다.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 중 반이 여성은 아니다. 설사 세계 지도자 중 절반이 여성이 된다고 해서 세상이 완벽히 평등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세상의 차별은 남녀가 아닌, 좀 더 복잡하고 미묘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고, 그 문제들이 단순히 여성 지도자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서로가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 같은 포용력과 친화력, 대화술 등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난 부분이며 어떤 분야에서든 꼭 필요하다. 가정 내에서도, 회사에서도, 정치권에서도.
좀 더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라기보다 좀 더 조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더 많은 여성 지도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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