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달러라도 잃어버리면 아까운 것이 돈이다. 20달러짜리 지폐를 어디선가 흘렸다면 아까운 마음에 며칠은 속이 아리다. 잃어버린 돈의 액수가 100달러, 1,000달러로 올라가면 그때는 아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다.
사람들이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 것이 돈인데 그 돈을 물 쓰듯 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 연간 각 가정(4인 가족 기준)이 내버리는 액수는 최고 2,275달러. 바로 음식물이다. 너무 많이 구입했다가 상해서 버리고, 너무 많이 조리했다가 못 먹어서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는 음식물들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만한 액수가 된다는 것이 천연자원 보호협의회(NRDC)의 발표이다.
비영리 환경문제 연구기관인 NRDC가 하버드 대학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에서 생산·유통되는 식품들 중 40%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진다. 돈으로 환산하면 1,650억달러. 버려지는 음식물의 양을 15%만 줄여도 2,500만명을 1년 동안 먹일 수 있다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미국인들이 과거에도 이렇게 많은 식품을 버렸던 것은 아니다. 연간 폐기되는 음식물의 양은 지난 1970년대 이후 50%가 증가했다. 바로 식품 유효기한이 표기되기 시작한 이후이다.
유통기한(‘sell by’)이나 유효기간(‘use by’)은 식품 신선도가 가장 높을 때를 알려주는 정보일뿐이다. 냉장고에 잘 보관하면 날짜 지난 후에도 상당 기간 신선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이 날짜가 지나면 식품이 상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면서 엄청난 양의 식품이 버려진다.
각 가정과 비교가 안 되게 대량으로 식품을 버려야 하는 곳은 수퍼마켓이다. 유효기간 지난 식품을 모르고 팔았다가 신고 당하면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버리기 아까워 노숙자 보호단체 등에 기부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그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래저래 그냥 폐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아무 이상 없는 음식물들을 버리자니 벌 받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한인타운의 한 대형 마켓 매니저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손님들이 날짜에 보통 예민한 게 아닙니다. 유효기간이 한달 남았는데도 이런 걸 팔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유효기간 과민반응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트레이더 조스를 운영했던 더그 라우치 전 사장이 내년에 시작할‘데일리 테이블’이라는 프로젝트이다. 그는 유효기간 며칠 지난 청과물들을 사들여 조리한 후 패스트푸드 수준의 싼 가격으로 팔 계획이다. 대상은 신선한 야채 과일이 귀한 도심의 저소득층 주민들. 필요한 영양도 공급하고 식품 낭비도 막겠다는 취지이다.
유효기간 지난 식품 휙휙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버려야 할 만큼 상했는지, 어떻게 조리하면 먹을 수 있을 지 따져보고 나서 버려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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