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한국인의 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분노와 직결되어 있음을 말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은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원인으로 불의, 좌절, 상처, 두려움과 학습을 들고 있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도덕적 인식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특히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난 불의를 보게 될 때 분노하게 됩니다. 최근에 옛날 15살 처녀로 일본사람들에 정신대로 끌려가 생지옥 같은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노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에서부터 끌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습니다.
좌절은 목표를 향하여 전진하는 과정에서 방해를 받거나 장애를 만날 때 경험합니다. 행복하게 시작하는 결혼 생활에 못된 시어머니가 끼어들어 고부갈등으로 번져나가 이것이 정신적인 충격으로 화병을 만들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데 거절, 모욕, 비 웃음, 창피, 무시, 협박등을 당하면 자존감에 손상을 입었다고 생각되어 상처를 받게 되어 이것이 곧바로 분노로 연결 됩니다. 한국인들이 한국에서나 특히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해 나가며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겪어야 되는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분노가 쌓일 수 있습니다. 두려움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미국에 와서 신분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염려와 근심이 두려움을 낳고, 불공평한 이민 정책을 보면서 분노하게 됩니다. 학습에 관해서는 비교적 적은 케이스 이지만, 대중 매채를 통해서 분노를 부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들을 보면서 폭력을 묵인하게 되거나 폭력의 자극을 받거나 하여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학습으로 얻어진 분노의 부적절한 표현이 의식 중에 혹은 무의식중에 끔찍한 사건으로 터지기도 합니다. 그것이 최근 미주 한인 사회에 무서운 총기사건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화병은 이런 일반적 요인보다 더 뿌리깊은 한국인 독특의 문화적,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 정신의학 협의회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가 1995년 정신질환 통계 편람(DSM-IV)에서 화병(Hwa-byung)을 한국사람들의 특별한 문화관련 증후군(culture bound syndrome)으로 소개 한 것은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대나 근세사를 막론하고 한국은 지리적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전쟁, 억압, 수모의 고난의 역사를 겪어야 했습니다. 일본의 강압속에서의 고통, 6.25 전쟁 같은 비참한 쓰라림을 겪은 후 국민 전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에 시달려야 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인의 심리속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최상진씨는 이런 독특한 한국인의 심리를 ‘심정’이라고 표현하며 “마음이 일어난 상태와 상황” 또는 “움직인 마음과 정황”으로 정의 합니다. 그에 따르면 한국어에서 마음이란 영어의 mind보다 좁은 의미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Mind는 이성(reason)과 감정(passion)을 모두 포괄하나 한국말의 마음은 주로 감정(passion)과 관계가 더 깊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쓰라린 슬픔의 역사속에서 조성된 마음은 ‘섭섭한 심정’, ‘야속한 심정’, ‘억울한 심정’, ‘답답한 심정’, ‘죽고싶은 심정’, ‘서러운 심정’, ‘울고싶은 심정’등이 글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심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의 심리속에 무엇인가를 추구하거나 원하거나 싫어하거나 회피하려는 욕구나 동기가 전제되어 있다고 봅니다. 보통 이러한 욕구나 동기가 원하거나 기대하는 방향으로 결과되지 않을 때 억울한 심정이 발동하게 되어 무서운 화풀이로 무서운 살인사건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치유되지 않는 쓴 뿌리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아 왔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교훈 합니다. “너희는 돌아 보아 하나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자가 있는가 두려워하고 또 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고 많은 사람이 이로 말미 암아 더러움을 입을 까 두려워 하라” (히브리서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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