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1982년 7월생. 만 서른한살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악발이 2루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정태(전 롯데 자이언츠)의 조카이자 배우 추민기의 친형이기도 한 그는 부산고 시절 유망주 투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롯데 입단계약 파기소동을 겪으며 2000년 8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타자로 전업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거쳐 신시내티 레즈에 새 둥지를 튼 그는 레즈의 믿음직한 타자 겸 외야수로 자리를 굳혔다. 올시즌 초반 한창 잘나가다 오뉴월 다소 부진했던 그는 7월들어 방망이 다시 불이 붙어 전기리그 막판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13일 신시내티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상승세 비결이 보통 아니다. 수행자 품이다.
“바꾼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타석에서 생각을 지웠다. 직구를 노려야 한다거나 이래야 저래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지면 타격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생각을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이런 방식으로 계속 시즌을 보내고 싶다.”레즈 출신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토니 페레스가 했던 명언 “공을 보고 공을 칠 뿐”이라는 말도 되뇌인 그는 “시즌 초반에는 올스타전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으나 5월과 6월 두 달 동안 부진에 빠지면서 마음을 접었다. 후반기에도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추신수는 불자다. 지난달 20일 네이버 MLB 일기를 통해서 그는 “얼마 전 제가 꼭 만나고 싶었던 혜민 스님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부드럽고 정감있는 목소리만 들어도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추신수와 혜민 스님의 통화는 메이저리그 선배 박찬호가 연결했다. 박찬호도 불자다. 현역시절 명상하는 장면이 간간이 언론에 오르내렸던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SBS ‘땡큐’를 통해 혜민 스님과 친분을 쌓게 됐다. 추신수는 “혜민 스님 책을 워낙 좋아하고 평소 꼭 만나고 싶어 선배님께 부탁을 드렸다”며 “미국에 오실 때 직접 만나뵙기로 했다”고 일기에 적었다.
그는 올시즌이 막 시작된 4월, 네이버 매거진S 이영미 칼럼을 통해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세 번 읽었는데 몇 가지 구절이 내 가슴을 후벼 파는 듯 했다…사람들의 험담과 비난에 상처받지 마라. 그들이 하루 1,2분 투자해서 쓴 글들에 나의 24시간이 힘들어진다면 손해라는 내용들이 날 많이 움직였다”고 밝히는 등 요동치는 승부의 현장에서 마음의 안식을 위해 정진하는 일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저서뿐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서도 무수한 팔로어를 확보한 ‘힐링 멘토’ 혜민 스님은 “너무 많은 말을 했다”며 4월부터 ‘트위터 묵언’에 들어간 데 이어 “당분간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며 가을부터 조용한 사찰에서 ‘산철 결제’ 수행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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