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 이민초기 독립운동가
▶ 차녀 영숙씨, 학위증·안창호 관련 등 90년 전 미공개 사진 100여점 공개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외친 3.1운동 94주년을 맞아 미주 한인 초기 이민선조이자 독립운동가로 철학, 심리학 등을 국내에 처음 보급한 한치진 선생(1901년생ㆍ1950년 납북)이 한인으로는 최초로 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94주년 3.1절을 앞두고 콜로라도주 볼더 카운티에 거주하는 한치진 박사의 딸 영숙(65)씨가 부친의 미국 내 활동 및 학문세계 등을 본격 조명해줄 수 있는 최고 90년전의 미공개 사진 100여점을 발굴,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딸 한영숙씨는 한치진 박사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이같은 미공개 사진들을 모아 10년 준비 끝에 내달 중순 사진첩을 발간한다고 밝히고, 한치진 박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 등이 상하이 임시정부 시절인 1921년 함께 찍은 사진과 한인 최초의 USC 박사학위증(1928·철학) 등 사진 100여 장을 공개했다.
이번 자료에는 또 독립대표 33인의 일원인 김창준 선생의 한치진 선생 결혼식 주례 사진, 한치진 선생의 미국행 당시 승선 선박의 갑판(1921), USC가 교내로 이전한 도산 안창호 사저, 평양 정의여자보통학교 교정(1924), 작곡가 홍난파에게 넘겨준 홍파동 집의 ‘울 밑에 선 봉선화’ 등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한 박사는 16세 때 중국으로 건너가 상하이, 장쑤성 난징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도 독립을 주창하는 삼일신보 창간을 주도, 발기인으로 활동하자 일제는 그를 ‘민족운동의 급진적인 배일사상 소유자’로 지목하고 요시찰 인물로 주시했다.
1932년 귀국 후 이화여전 교수가 됐으나 4년 만에 교수직에서 쫓겨났고 이후 사상범으로 검거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던 중 1945년 8월 출감했다.
1947년 서울대 교수가 된 그는 한국전쟁 발발 후 납북될 때까지 ‘민주주의 원론’을 KBS 라디오로 강의하기도 했다.
딸 한영숙씨는 “어머니(정복희·2004년 작고)가 피난길에도 들고 다니는 등 소중히 간수해 온 미공개 자료들이 대부분”이라며 “독립운동, 해외유학, 국내활동 등 아버지의 생애 전반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업적과 생애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희귀한 자료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치진 박사는 철학·논리학·교육학·사회학·윤리·종교 등에 관한 저서 33권과 논문 99편을 출간했다. ‘철학이 다루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친 개설서를 집필한’(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신학문 보급의 기수로 불리는 등 최고 권위의 학자였지만 납북 등의 이유로 학문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한치진 박사의 4남2녀 중 차녀로 기념 사진첩 발간 준비를 하고 있는 한영숙씨는 30여년간 세계적인 패션 회사 데코레이티브(Decorative)의 아티스로로 활동하면서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들의 의상을 디자인해 왔다.
1990년대 종군 위안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사회가 일본군의 만행을 규탄하도록 제네바 유엔 인권위원회에 호소문을 제출하고 자비로 관련 자료를 수집, 출판하기도 했다.
또 3남인 한유봉 박사는 최첨단 광학 소재 기술을 보유한 콜로라도주 소재 RMI의 회장으로 1991년 1차 걸프전쟁 때 선보인 패트리엇 미사일 광학 장비를 개발한 물리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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