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을 만나고 싶다
▶ 새크라멘토 수도장로교회 담임목사
우리는 ‘인격적’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 참 인격적이다, 참 비인격적이다,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때의 ‘인격’이란 흔히 지정의의 온전한 결합을 의미한다. 너무 지적이어도, 너무 감정적이어도 인격적이지 않을 수 있다. 또 자신의 의지에 기초한 행동만을 고집할 때는 그게 되레 상대에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인격자가 되려면 지정의의 삼 요소를 균형 있게 겸비시켜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균형’을 잘 잡는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지나치게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인물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때는 “그 사람은 균형 잡힌 사람이야”가 “그 사람은 그저 어정쩡한 인간이야”로 바뀌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취하면서 한 좋은 인격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일단 이 세 영역 중 어느 하나로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지나치게 쏠린다는 말은 그것이 내 삶의 강한 기준이 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지정의 중 지식이 내 삶의 최상 기준이 되는 경우다. 유난히 지식적인 사람이 있다. 그는 자기가 가진 지식에 완벽하게 의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사람의 특징은 일단 메마르다. 지식이란 이미 세워진 전제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얻은 것이다. 지식에 의존하는 스타일은 그래서 딱딱하고 논리적일 수밖에 없고 그 스스로가 편향된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 쉽다. 특히 그 지식이 언젠가 결정적인 하자를 지닌 것으로 드러나 버릴 때는 그는 본의 아니게 위험한 사람으로까지 낙인찍힐 수도 있기 때문에, 지식을 향한 절대적인 의존은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들어주지 못한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감정은 삶의 필요한 기준이지 유일한 기준은 못 된다. 감정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하지만 그 자체가 워낙 들쑥날쑥한 면이 많아 지식 못지않게 사람을 위험스럽게 만든다. 그런데도,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 그들은 이 시대가 포스트모던 시대로서 감성의 시대이지 않는가, 하며 감정 옹호론도 편다. 그러나 감정이 삶의 중심에 오면 그 당사자 자신은 편할 진 모르겠지만 그의 주변은 그로 인해 더 힘들어진다. 이는 지나치게 감정적인 친구를 옆에 둬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니 감정 편향 역시 인격적이지 못하다.
그럼 의지는 어떨까? 의지란 앞의 두 가지의 산물이다. 나의 행동은 나의 원칙과 기준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준 없이 드러나는 의지와 행동은 마치 벌거숭이이가 바깥으로 뛰쳐나오는 것과 같다. 지식이나 감정 중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편향된 기준은 비인격적인 의지와 행동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인격적인 의지 형성을 위해서라도 균형 잡힌 지식과 감정의 소유자들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 신앙도 마찬가지다. 어떤 교인은 성경공부만 좋아한다. 신앙의 객관성만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어떤 교인은 성경 읽는 것은 소홀히 하며 자신의 감정 고저를 조절하는 주관적 체험들에만 관심을 갖는다. 매사에 기도, 찬양, 뜨거운 예배 같은 것을 그리워하는 스타일이다.
또 어떤 교인은 행동하는 신앙을 강조하며 윤리 실천에만 몰입한다. 하지만 이 역시 자칫 잘못하면 기독교 신앙을 어떤 기준 없는 도덕으로 전락시킬 위험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좋은 기독교인은 지정의를 균형 있게 겸비하는 자다. 그래서 이제 내게 원함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이 세 개가 고루 겸비된 균형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내 주변에서 더 많이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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