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국어 구사 · 피아노연주 · 유럽 최고지성 칭송
지나치게 보수적 성향 · 나치조직 가입 전력 논란도
교황 베네딕토 16세(85)에게는 265대 교황으로서 재직 중 기독교 신앙의 쇠퇴와 세속화에 맞서 교회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주창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하지만, 보수적 성향으로 가톨릭의 현대화를 가로막았고, 교황청의 개혁을 이끌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취임했다. 선출 당시 나이가 78살로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에 등장한 최고령 교황이자 역사상 여덟 번째 독일인 교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고령에 뇌졸중 병력까지 있어 선출 당시부터 건강에 대한 우려가 따랐다. 베네딕토 16세는 1991년 8월 첫 뇌졸중을 일으킨 이후 심한 현기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발간된 인터뷰 저서인‘ 세상의 빛’에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또 영적으로 교황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혀 장차 자진 퇴위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의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로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트 암인에서 경찰관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 5살 때 뮌헨 대주교의 붉은 복장을 처음 본 뒤 가톨릭 성직을 동경하면서 성장했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신학 박사로서 1960년대에는 독일 프라이징 신학대와 튀빙겐 대학 등에서 신학을 강의했다.
그에게는 소신이 강한 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교황청에서 24년간 고위직을 거쳤다.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불어, 영어, 스페인어 등 10개국 언어에 능통하며 21세기 유럽 최고 지성의 신학자라는 칭송도 따른다.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성애, 이혼, 인간복제 등에 반대했으며 해방신학,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이 같은 보수적 성향으로 ‘신의 로트바일러(독일산 맹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청년 시절 나치 조직에 가입한 전력으로 사상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재임 중에는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 때문에 여러 차례 사과하는 등 곤욕을 겪기도 했다.
■콘클라베란...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가 오는 28일 퇴위를 발표함에 따라 3월 말 이전에 차기 교황을 선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교황청은 이달 안으로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를 소집해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보안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추기경단은 69개국 203명으로 파악됐다. 추기경단은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외부와 격리된 채 새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비밀회의를 계속해야 한다. 회의장과 숙소에서는 TV, 인터넷, 전화 등 외부와의 접촉은 일절 금지되며 신문만 제공된다.
교황 선출은 추기경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진행된다. 추기경들은 투표용지에 지지하는 투표자를 알아볼 수 없는 방법으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써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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