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소 펌프나 ATM 머신‘스키밍’사기 횡행
▶ 정교한 카드 복제기 몰래 설치 신분정보 빼내
체이스 은행을 이용하는 LA 한인 이모(46)씨는 얼마 전 은행 측으로부터 문자메시지 하나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이씨가 앨라배마의 한 소도시 주유소에서 개솔린 60달러어치와 식료품 40달러어치를 구입한 것이 맞느냐고 확인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이씨가 이 은행에서 발행한 데빗카드를 주유소 펌프에서 사용했는데 이때 카드 정보가 유출돼 누군가가 이씨의 카드를 복제한 뒤 사용한 것이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문자메시지도 사기인 줄 의심했는데 알고 보니 ‘스키밍’이라는 신분도용 사기라고 하더라”며 “결국 계좌번호를 변경하고 데빗카드를 재발급 받았다”고 말했다. 데빗카드나 신용카드 관련 신용정보 및 신분도용 사기가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씨처럼 주유소 펌프 또는 ATM 현금 인출기 등에서 카드를 사용하다가 ‘스키밍’(skimming) 범죄로 인해 신분도용 및 금전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분도용 등 금융사기를 전담하는 연방 비밀경호국(SS)은 LA, 롱비치, 치노힐스 등 남가주 전역에서 주유소 펌프기나 ATM 기기의 카드 삽입 부분에 특수기기를 장치해 카드의 매그네틱선에 담긴 개인정보를 도용하는 ‘스키밍’이 횡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컨설팅사인 자블린 S&R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캘리포니아 주민 100만명, 전미 1,160만명이 신분도용 피해를 당했으며, 이들의 신분도용 피해액만 18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 신분도용 피해자 중 약 66%가 데빗카드 또는 신용카드 정보를 도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 측은 범죄자들이 정교한 카드 복제기기를 주유소 펌프기나 ATM기에 몰래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양면테입이 붙은 복제기기를 카드 삽입 부분 안쪽에 1~2분 내 설치한 뒤 데빗카드 또는 신용카드 개인정보를 빼간다. 이후 복제카드를 만들거나 인터넷 샤핑으로 수백~수천달러까지 결제하는 것이다. 자블린 S&R은 스키밍 피해자의 1인당 피해액이 평균 354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피해자가 거래은행 측에 피해사실을 통보하고 계좌나 카드를 재발급 신청하기까지 평균 12시간을 소비한다. 신분도용 피해자가 은행 측의 경고문자나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수천달러까지 피해액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금융사기 수사 당국과 스키밍 범죄자들은 IT 기술을 활용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지만 범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범죄자들은 카드 복제기기 제작업자, 기술자, 행동대원 등 팀을 꾸려 신분도용에 나선다. 더욱이 인터넷 암시장에는 무선 카드 복제기 등 특수기기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질 정도. 당국은 주유소 펌프기나 은행 ATM을 이용할 때 ▲카드 삽입 부분을 흔들어볼 것 ▲비밀번호나 우편번호는 가릴 것 ▲주유소 이용 때 점원에게 카드를 제시할 것을 조언했다. 또한 자신의 은행계좌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수시로 은행 웹사이트에서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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