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둘람 재소자 선교회, 가족 위로모임
▶ “모범 수형생활하면 가석방 기회 있어”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고 해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됩니다. 본인과 가족들의 노력에 따라 가석방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2일 저녁 LA 남부 세리토스 인근 아테시아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는 근심의 검은 그림자를 안고 살아가는 종신형 수형자 가족들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쓰다듬고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벌써 수년째 수형자들의 갱생과 그들 가족들과 고통을 나누며 도움의 길을 열고 있는 아둘람 재소자 선교회(선교사 임정수·임미은)가 마련한 자리다.
하지만 이날 모임은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여서 더욱 뜻 깊었다. 지난해 연말 20년만에 가석방 된 김모씨(37)를 환영하는 자리였지만 종신형으로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가는 수형자 가족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1993년 1월 풀러튼에서 발생한 고교생 살인사건인 일명 ‘스튜어트 태이’ 사건에 연루돼 25년 이상 종신형을 받았던 인물이다. 미성년자였던 그가 성인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성인 감옥에서 젊음을 보낸터라 그의 가석방 소식은 수형자 가족들에게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1급 살인죄에 해당하는 25년 이상 종신형을 선고 받은 수형자들에게 가석방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어서 가족들은 그의 말을 놓칠세라 숨을 죽이고 그의 말을 경청했다.
물론 가석방의 조건은 수형생활이 모범적이어야 하고 또 자신이 어떤잘못을 했는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반성해야 가능하지만 그리 쉽게 찾아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김씨는 “감옥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각종 유혹이 뒤따르지요. 담배, 술, 셀폰, 또는 못된 간수들과의 마찰 등등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 유혹을 참아내고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막아내는 인내가 있다면 가석방은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석방은 심리상담가의 의견서가 중요하다”면서 “음주운전을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해서 문제가 발생해 잡혔다면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을 반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술을 먹은 원인을 찾아 이를 반성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또“ 집에 있는 부모 형제들이 행복해야 감옥에 있는 수형자도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가족들의 관심과 위로가 수형자들의 가석방 기회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둘람 재소자 선교회의 임미은 선교사는 “김씨 이외에도 또다른 한인 종신형 수형자가 가석방돼 한국으로 돌아가 선교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수형자나 가족들에게 가석방의 희망을 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미성년자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15년 이상 성인 감옥에서 수감중인 재소자들을 선별, 가석방 기회를 제공하는 법을 마련해 올해부터 실질 심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400여명이 이 법에 해당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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