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사용중지 됐으니 비밀번호 누르라”
▶ 은행직원 사칭 전화·자동 음성메시지 이용 정보 빼내
#풀러튼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몇 달 전 자신을 은행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김씨와 거래하던 은행에서 김씨에게 체크를 보낼 일이 있다며 김씨의 주소를 확인할 수 있냐고 물어온 것이다.
무심코 주소를 말해 준 김씨는 최근에 와서야 이것이 사기전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씨의 체킹계좌를 이용해 누군가가 데빗카드를 만들어 일리노이주에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200달러가 자신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을 안 김씨는 부랴부랴 은행 측에 연락해 해당 카드를 중지시키고 돈을 돌려받았다.
김씨는 “주소를 확인하자고 해 별 생각 없이 해주었는데 결국 데빗카드 사기피해를 입었다”며 “다행히 은행 측이 해결해 주었지만 이후 피해가 없는지 각 크레딧 스코어 내역을 매번 뽑는 등 불편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이모씨도 최근 받은 전화 한 통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찔하다. 평소 모르는 발신번호였으나 궁금해 전화를 받자 데빗카드 사용이 중지됐으나 다이얼 1번을 누르면 은행 고객 서비스실과 연결해 주겠다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다. 덜컥 걱정이 돼 1번을 누르니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데빗카드 번호 16자리와 비밀번호(PIN)까지 누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이씨는 전화를 끊고 바로 은행에 직접 연락을 해보니 그의 데빗카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씨는 그제야 사기범들이 개인 신용정보를 도용하기 위한 사기전화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메일이나 우편물을 통한 각종 신용정보 도용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은행 등 직원을 사칭해 개인 금융 및 신용정보를 빼내거나 사용이 쉬운 데빗카드 정보 도용을 시도하는 사기로 인해 한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사기범들은 은행카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 음성메시지로 고객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교묘하게 악용해 피해자들의 은행계좌 정보를 빼내거나 직접 사람이 전화를 걸어 개인 정보를 확인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밸리에 거주하는 한인 정모씨도 최근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데빗카드가 사용 중지됐으니 비밀번호와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입력하라는 음성메시지였다. 정씨는 "누가 봐도 사기성이 짙어서 응답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주위에서도 이같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사법 당국은 사기범들이 무작위로 컴퓨터 자동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전화상 개인 고유 은행계좌 번호와 비밀번호, 주소 등을 공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카드 뒤편의 3자리 시큐리티 번호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고 경찰은 조언했다.
경찰은 ▲실수로 은행계좌 정보를 입력했다면 즉시 은행에 연락해 카드사용을 중지시키고 새로운 카드를 발급 받을 것 ▲지역 경찰에 사기수법에 쓰인 전화번호를 반드시 신고할 것 ▲수시로 크레딧 기관에 의뢰해 자신의 개인 재정정보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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