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환 주교님의 신학대학방문
▶ 가톨릭 샌프란시스코 대교구
김수환 신부님은 1951년 9월 15일 사제서품을 받았다. 1955년 김천성당 주임 겸 성의중고등학교 교장을 그친 후 1956-1963년까지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1964년에서 1966년까지 가톨릭 신문사 사장직을 역임하셨다. 1966년 5월 31일 주교로 서품되고 마산교구장으로 착좌되셨다. 마산교구 주교님이 되신지 수개월 후 대건 신학대학을 방문 하셨다.
어느 주교님이든 신학대학을 방문하게 되면 주교님 방문을 환영하는 간단한 환영행사가 있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기에 학교 교수들과 학생전원이 대강당에 모여 준비한 김수환 주교님의 환영행사가 이루어진다.
김수환 마산주교님의 성함을 들어본 학생들이나 또한 김수환 마산주교님을 아는 학생들도 거의 없을 정도로 주교님의 인지도가 당시로서는 널리 알려진 분이 아니었다.
처음 본 주교님의 모습은 양 잎 술이 두텁고 코가 크고 굵으며 얼굴색은 보통사람보다 검은 편이며 키가 크고 양 어깨가 넓은 구부정한 모습의 구수하고 순박한 마음씨 좋은 시골 아저씨 같이 보였다. 강당으로 입장하시는 주교님을 박수로 환영하면서 학생회장은 김수환 주교님을 환영하는 환영축사를 낭독한다.
그리고 주교님의 훈화를 듣는 시간이다. 주교님의 훈화를 듣기 위해 학생전원이 귀를 쫑긋해서 무슨 말씀을 하실까 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학생들로서는 주교님의 훈화내용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습관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간에 방문하셨든 주교님들의 훈화내용들이 전연 새로운 것 없이 너무나 틀에 박힌 반복되는 지루한 내용들이기에 이번에 방문하신 김수환 주교님의 훈화에도 별다른 기대감 없이 그냥 듣는다는 뜻으로 학생들의 성의를 표시하는 예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수환 주교님은 굵직하면서도 투박한 음성으로 훈화를 시작하신다. 주교님은 훈화를 하신다하면서 주교가 된 후 프랑스 루르드 성지에 갔을 때 어느 수녀원에서 2박 3일을 하는 동안 경험한 이야길 우리들에게 들려주신다. 무슨 이야길 하실까 순간적으로 궁금증을 가진 학생들은 관심을 가지면서 주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프랑스 루르드 성지에서 자기가 2박3일한 수녀원의 규칙이 수녀원에 숙박하는 어떠한 사람도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이상 성체를 모신 감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상을 하면서 성체조배를 반드시 해야 하는 규정이다.
김수환 주교님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기에 성체 감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묵상을 한다고 눈을 갚고 있었다. 그런데 묵상은커녕 그간에 주교님이 있었던 독일 공부했던 시절, 한국 사목하셨던 기억들, 마신교구장으로 일하고 계시는 여러 가지 일들 등등 정신적으로 온갖 분심잡념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마침 정신이 번쩍 들기에 시간을 보니 남은 시간은 불과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그간에 많은 주교님들이 학교 방문을 하셨지만 학생들에게 훈화하시는 시간에 김수환 주교님같이 말씀하는 경우를 처음 들어본 학생들은 주교님의 단순하고 소박한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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