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데이비스는 경매에서 수집용 자동차를 진열하는 작업은 액션영화의 대본을 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익사이팅한 시작, 사로잡는 중반, 만족스런 엔딩이 잘 갖추어져야 합니다”“세계 최대 수집가 자동차 경매”로 자부하는‘배럿-잭슨’이 지난 주 애리조나 주 스카츠데일에서 연례 자동차 경매를 개최했다. 몇 달 전 군데군데 텐트를 세운 풀밭에서 말과 선수들이 뛰던 폴로경기가 열렸던 장소다. 폴로경기를 성황리에 마친 배럿-잭슨이 이번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값비싼 자동차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돈 많은 수집가들을 유혹한 것이다.
지난주 애리조나에서 6일간 1억9백만달러 판매 기록
60년대 TV 시리즈 등장‘배트모빌’ 462만달러에 팔려
이 회사의 사장인 데이비스는 자신이 직접 모든 차를 진열했다. 6일간 진행되는 경매를 보기 위해 세계에서 모여든 31만명 관람객에서 ‘멋진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구매자들을 사로잡는 일이다.
그는 메인 파빌리온 입구에 2005년도 쉐비 실버라도를 배치했다. 1,400대 자동차에 대한 입찰을 예약한 경매참가자 약 5,000명의 크레딧 라인 합계는 1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입찰 위한 크레딧 체크를 사전에 할 필요가 없는 구매자들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경매에 나온 차들은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엄청나게 비싼 희귀차도 있고 그저 중간 정도의 차들도 많다. 그러나 7,500달러에 팔린 존 디어 트랙터 복제판에서 462만달러에 낙찰된 1966년도 오리지널 ‘배트모빌’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 하나하나가 수집가들에겐 오랫동안 별러왔던 꿈의 실현이다.
볼거리는 자동차만이 아니다. 다이아몬드 귀걸이에서 자가용 제트기, 수제 카우보이 부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치품을 파는 샤핑몰도 섰고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기는 자동차 경주 시뮬레이터, 자동차에 홀린 남자들을 기다리는 동안 와인을 마시며 머리를 하고 화장을 고치는 여성들을 위한 라운지도 마련되었다.
“이곳의 스포츠는 돈 쓰기”라고 데이비스 시장은 알려준다.
수집가들의 마음을 홀릴만한 ‘작품’들은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실버라도 픽업은 가히 예술작품이라 할만하다. 차체는 전투장면들로 장식되었는데 애국적인 기념물들과 9.11 테러 후 세계무역센터 폐허에서 불탄 잔해를 딛고 일어나는 소방관들의 모습 등이 담겨있다. 반짝이는 스텐레스 프레임에 일일이 손으로 몰딩한 파이버글래스 내부, 가죽시트, 웅장한 스테리오 시스템을 갖추었다. 소유주인 데일과 카니 아이손 부부는 5년간 5만시간과 65만8,000달러를 쏟아 부은 결정체라고 말한다. 20만9,000달러에 팔렸다.
후방장착용 샷것과 소가죽 좌석, 후드의 확성기등을 갖춘 1946년도 캐딜락 세단은 7만7,000달러에 팔렸고 버논 웸슬리 부부가 1989년에 정크상태로 사서 정성을 쏟아 재조립한 1954년도 카이저 대린 컨버터블은 10만6,700달러에 낙찰되었다.
배럿-잭슨 자동차 경매는 1960년대 자선기금모금 자동차 쇼로 시작하여 오늘날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별도의 스카이 박스에선 스캘럽과 시배스의 요리를 즐기는 부자들만의 카니발이 고급스럽게 펼쳐지고 있지만 핫독을 먹으며 플로어를 누비는 저 아래 쪽 카니발도 흥겹기는 다르지 않다.
“벌써 10년째 이 경매를 구경 오는데 매번 너무 멋지다”고 제프 오토(52)는 감탄한다. 한 번도 입찰한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그럴 의사는 없지만 14세짜리 아들, 72세 장인과 함께 덴버에서 날아 온 열성 팬이다.
금년 경매의 판매총액은 약 1억9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7%가 증가했는데 이는 최고 판매기록을 세웠던 2007년과 맞먹는 액수다. 경제 불황이 덮친 2008년부터 몇 년간 애장품 자동차들을 차고에 고이 모셔두었던 수집가들이 이제 다시 호황의 기류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클라크 게이블이 7,295달러에 샀던 1955년형 머세데스 벤츠 300SL은 지난 토요일 경매에서 203만달러에 팔렸다.
TV시리즈를 위해 1955년형 링컨 퓨튜라를 개조해 1만5,000달러 예산을 들여 15일간 제작한 ‘배트모빌’도 같은 날 21대의 자동차들과 함께 경매에 붙여졌다. 배트모빌과 함께 이날 낙찰된 자동차 들 중에는 30만 달러에 팔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소유 2009년 포드 F150 수퍼크루 픽업트럭, 110만달러에 팔린 첫 2014년형 콜벳 스팅그레이 등도 포함되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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