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후 미국에 홀로 정착 20~30대들
한인 없는 중소도시서 향수병·우울증
자기관리 실패 땐 약물에 빠질 우려도
유학 후 취업 등으로 미국에 정착해 홀로 생활하는 20~30대 젊은층 한인들이 향수병과 미흡한 대인관계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상담전문가들은 솔로 직장인들이‘고립된 섬’처럼 직장과 집을 오가는 삶을 반복할 경우 자칫 알콜이나 약물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31세인 김유정(여·가명)씨는 유학 후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받고 뉴멕시코주 한 소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의 부모는 미국회사에 취직한 딸을 자랑스러워하지만 김씨는 현지인뿐인 직장생활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그는 “소도시에 한인은 나 혼자라 삶이 너무 힘들다. 외로움에 지치고 감정변화도 잦아 우울증은 아닌지 무섭다”며 한탄을 했다. 결국 김씨는 한국으로 귀국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최근 직장에 사직서를 제출한 박정훈(35·가명)씨는 후회보다는 후련함이 큰 경우. 박씨는 “미국에서 결혼에 성공한 이들은 그나마 이민생활을 버텨나간다”며 “외진 곳에서 수년째 혼자 지내다보니 몸과 마음이 피폐함을 느꼈다. 외로움을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미국 내 홀로 살아가는 공통점을 내보인다. 대부분 한국에 가족을 두고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 특히 한인 커뮤니티가 존재하던 대학을 떠나 미국 소도시에 취직할 경우 향수병과 우울증이 중증으로 악화되곤 한다.
중부 소도시에서 최근 LA 한인타운으로 이직한 이진수(29·가명)는 향수병과 우울증을 벗어난 경우다. 이씨는 “미국회사에서 취업한 것은 좋았지만 한인 공동체가 너무 그리웠다. 대도시에서 한인 커뮤니티 활동도 가능해 만족한다”고 전했다.
상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할 경우 자기관리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정서를 교감할 수 있는 서포트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는 쉽게 향수병과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는 것. 이럴 때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거나 한인이 없는 직장을 부정하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한인가정상담소 박혜영 상담사는 “외진 곳이나 한인이 적은 직장에서 생활할 경우 ‘공동체’가 없다는 ‘두려움’이 자신을 압박한다”면서 “고립된 생활이 힘들다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이후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 상대를 찾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운동 등 규칙적인 취미활동 ▲인터넷 커뮤니티 활용 ▲취미활동별 친구 맺기 ▲주기별 한인타운 방문 등은 홀로 생활하는 한인에게 활력을 줄 수 있다. 박혜영 상담사는 “직장 동료들과 부딪히며 겪는 ‘마음의 상처’를 조율하는 태도도 중요하다”며 “각자 삶을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취미활동 등 정해진 스케줄 세우고 비용이 들더라도 한인타운에 나가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알콜중독이나 약물중독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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