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명 사망 한인 관광버스 추락 현장
▶ 생존자“비명·딸 찾는 소리… 생지옥”
“굴러 떨어진 버스에서 어린 딸을 찾는 부모들이 울부짖고 고통스런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정말 생지옥이었어요”
9명이 숨지고 39명이 중경상을 입은 구랍 30일 오리건주 산악지역 한인 관광버스 전복 추락 참사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어린이과 고교생들을 포함한 한인들로 밝혀진 가운데 부상을 당한 생존자들은 당시 사고현장의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사고 당시 상황
이번 사고로 팔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서재민(24·성균관대 휴학중)씨와 캐나다 밴쿠버서 어학연수 중인 강석원(25)씨 등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몸서리를 쳤다.
서씨는 사고 당일인 구랍 30일 새벽 5시부터 버스로 이동 중이어서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잠을 청하려고 할 때 버스가 심하게 흔들렸다. 사고는 당일 오전 10시9분께 발생했다. 그는 직감적으로 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찰나 버스는 이미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서씨는 한차례 공중으로 떠오른 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그는 “바닥이 차갑다고 느껴져 눈을 떴을 때 이미 몸이 차창 밖으로 튕겨 나와 눈밭에 쓰러져 있었다”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팔과 다리를 심하게 다쳐 꼼짝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버스 안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과 어린 딸을 찾는 부모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또 버스 주변에는 이미 사망했거나 중상을 입은 여행객들이 눈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서씨와 함께 있던 강석원씨는 “‘꽝’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뒤집어졌다’며 “버스 좌석에는 안전벨트가 없어 몸이 버스 앞쪽으로 내동댕이쳐지고 나서 잠시 기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 안에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꼼짝할 수 없었다”며 “사고 후 구조대가 오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사고 원인은
오리건주 경찰, 연방교통국 등 당국이 합동으로 이번 사고의 원인 조사에 나선 가운데 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을 두고 과속과 빙판길 미끄러짐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관광버스에는 캐나다 밴쿠버와 시애틀 지역 한인 여행사들의 고객 51명을 태우고 남가주와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등 미 서부지역을 돈 뒤 사고가 난 30일 밴쿠버에 귀환하는 8박9일 일정으로, 이날 아이다호주 보이시시를 출발해 당일 저녁 밴쿠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버스는 고속도로 옆 언덕 아래로 추락해 버스 앞쪽이 크게 부딪혀 부서지면서 버스 앞쪽과 중간에 탄 사람들이 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핫라인 (503)375-4555
<이종휘 기자>
<사망자 명단>
■한국 국적자: 문석민(56), 정운홍(68), 김중화(64)
■미국 시민권자: 반춘호(64), 리처드 손, 데일 오스본
■국적 미확인: 김애자(62), 이영호
<부상자 명단>
-황행규(54·운전사·밴쿠버 거주)
-김도우(16·피터 김)
-김혜진(40·여)
-이승준(22·여)
-김수민(12·여)
-김지민(7·여)
-윤 김(44·Yoon Kim)
-조성호(18)
-고은실(47·여)
-반 윤(66·Youn Bahn)
-하네다 준이치(21)
-레이첼 손(53·여)
-조일현(73)
-서재민(23)
-김준원(46)
-김승섭(45)
-마이클 손(64)
-최연희(53·여성)
-엄은숙(74·여)
-양춘숙(67·여)
-김희은(46·여)
-빅토리아 후앙(22·여)
-셸리 추(23·여)
-김만선(71)
-최 존(56)
-신원미상(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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