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극복’ 나의 행복 노하우
▶ 60대 주부 - 고영숙씨
60대 주부 - 고영숙씨
30·40·50·60대 주부 4인에게 듣는다
4.29 폭동으로 사업 접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 허리띠 졸라매
고영숙(61·노스할리웃) 주부는 스스로를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60대, 남들이 은퇴를 생각하는 시기에도 ‘로랜드’에서 26년간 탑 세일즈 자리를 지키며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그이지만 ‘가진 것에 만족하고 욕심 없이 행복하게’가 지난 30년간 숱한 어려움을 버텨올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100달러만 있어도 욕심 없이 살면 돈에서 해방되는 것이고, 100만달러가 있어도 욕심을 채우려면 끝이 없죠.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도 생활하기 나름이거든요. 가진 것에 만족하고 규모 있게 꾸려나가다 보면 경제가 어려워도 돈에 짓눌리지 않게 되는 거죠”
고씨는 로랜드의 탑 세일즈 컨설턴트로 승승장구 하던 시절, 발품 파는 세일즈보다 비교적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모은 돈을 전부 투자해 한인타운에 비디오 가게와 화장품 대리점을 동시에 개업했다. 하지만 2년도 채 못돼 4.29 폭동이 일어났고, 그대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고씨는 “손 쓸 틈도 없이 모든 게 공중분해돼 버린 기분이었다”며 “오히려 매달 나가는 렌트비와 직원들 월급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시 로랜드에 출근했다”고 말했다. ‘크게 벌이는 만큼 힘들어진다’는 그의 마인드는 그때 얻은 교훈이다. 그렇게 다시 세일즈를 시작하고 미국 경기가 최고 호황을 누리던 시절도, 유례없던 경기침체도 모두 겪었다.
“90년대 호황기에는 고객들에게 1개 판매를 권유하면 2, 3개를 구입해 주시기도 했어요. 한 달에 5만달러 가까이 판매실적을 올릴 때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2008년에 경기침체를 맞고 나서는 1년에 10만달러도 힘들어지더라구요”
다행히 두 아들이 모두 공부를 마친 뒤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건축 건설업이 위기를 맞자 남편의 페인팅 사업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1달러 한 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 절약 노하우를 발휘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텼다. 고씨는 그 때부터 집 마당에 텃밭을 꾸며 파, 고추, 상추, 호박 등을 심어두고 직접 길러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내가 직접 키운 ‘유기농’인데다 야채 키우는 재미도 쏠쏠해 일석이조에요. 야채는 사먹을 일이 없죠. 아무리 마켓에서 야채가 싸다고 해도 신선한 것 고르려면 시간이 걸리잖아요. 딱 살 것만 적어서 골라 나오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뿐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 두 배로 경제적이죠”
친구들과의 모임 때도 홈 파티를 활용한다. 식당에서 먹으면 최소 200~300달러가 들지만 집에서는 100달러 미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게다가 집에서 직접 기른 야채로 만든 요리를 내면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 여행도 로랜드에서 탑 세일즈에게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고씨는 “그동안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다 다녀왔고 지난해는 지중해 크루즈를 다녀왔다”며 “열심히 하는 만큼 회사에서 보상을 해주니 더욱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에 대해 고씨는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겠지만 무리해서 준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씨는 “노후에도 큰 욕심 없이 아이들에 기대지 않을 수 있을 정도만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 대신 세금 혜택을 위한 인컴 보고를 빠짐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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