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심여고 시절 담임 박은주 여사의 `제자 박근혜’ 회고
대통령 딸이라 그랬는지 신중했고 어른스러워
육영수 여사 피살 후 미국으로 보내온 편지선
“인자하셨던 모습 자꾸 그리워”애끓는 내용도
“고등학교 때도 리더십이 좋았어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LA 한인타운 올림픽가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은주(75)씨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회고하는 말이다. 박씨는 박근혜 당선인의 여고 시절 은사다.
60년대 말 성심여고 교사였던 박씨는 1968년과 69년 2년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인 ‘박근혜 학생’의 담임을 맡았다. 박씨는 43년여 전 당시 청와대에 살던 대통령의 딸 여고생이 이후 부모를 모두 총탄에 잃는 굴곡의 삶 끝에 대한민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돼 다시 청와대로 들어가는 제자의 모습을 담담히 회고했다.
최근까지도 박근혜 당선인과 편지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다는 박씨는 고교 시절 박 당선인에 대해 “공부를 잘했던 것은 물론 리더십이 있어 아이들이 잘 따랐다”며 “학생회 총무로서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최근 한국에서 공개된 박 당선인의 생활기록부에 적힌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한 편’이라는 평가를 쓴 교사이기도 한데 “‘수첩 공주’라는 별명이 있지만 그때도 일기를 빠지지 않고 썼다. 기록하는 습관이 평생 몸에 배여 있다”며 “대통령 딸이라는 환경이 그래서인지 지나칠 정도로 신중했을 뿐 아니라 어른스러웠다”고 ‘학생 박근혜’를 떠올렸다.
박씨는 박 당선인이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 이듬해인 1971년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왔는데, 이후 제자인 박 당선인과 계속 편지를 교환했다고 한다. 미국에 도착한 뒤 제자에게 카드를 보내자 박 당선인은 이듬해 1월 자필로 쓴 답장을 보내왔다.
발신지가 영어 필기체로 ‘1 Sejong-ro Seoul, Korea’(대한민국 서울 세종로 1번지)라고 적힌 편지에서 박 당선인은 “데모 때문에 시험이 늦어졌다. 수학과 물리가 낯설지만 점점 흥미가 생겨 다행”이라며 대학 1학년 시절을 얘기했다.
박씨는 또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뒤 박 당선인에게 다시 위로의 편지를 보냈는데 당선인은 그해 12월 보내온 답장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백일 탈상이 지났지만 끊임없는 노력 속에 성실하시고 인자하셨던 모습이 날이 갈수록 더욱 더 그립다”는 애끊는 사모곡을 드러냈다고 박씨는 회고했다.
박씨는 육영수 여사에 대한 기억도 선명하다고 했다. 그는 “육 여사는 학부모 자격으로 학부모 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여느 학부모와 다를 게 없었다”며 “교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곤 했는데 식사로 콩나물 국밥이 나왔다. 겸손하고 검소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박씨는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니 주변에서 잘 도와줘야 선거에 공약으로 내세운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랑하는 제자의 국가 지도자로서의 성공을 간절히 소망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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