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 화두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 불교와 서구문화 역시 융합이 절실하다. 일방적 포섭이나 우위점유가 아니다. 불교와 서구문화의 융합은 가능할까. 스리랑카 출신으로 미국에서 35년간 포교활동을 해온 왈폴라 피야난다 스님이 아시안 트리뷴지 기고를 통해 해법을 제시했다. 미주현대불교 웹사이트(http://cafe.daum.net/mobuddhism/FI2l/582)에 실린 번역본(민정희 번역)을 간추려 싣는다. <편집자>
우리는 가끔 붓다의 가르침이 (지금 보여지고 있는) 아시아 또는 아시아문화와 사실상 관계가 없다는 점을 잊어버린다. 우리는 불상, 불교의례와 가르침이 흔하고 자연스러운 동양문화 속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불교가 서구문화에 융화되어 기독교 교회 또는 유대교 교회당처럼 친숙하게 다가가려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중국, 베트남, 티베트, 한국, 태국, 캄보디아, 스리랑카에서 온 이민자들의 유입과 함께 불교가 미국에 더욱 많이 소개되었다. 승려들이 영어를 배우는데 시간이 걸렸고, 서구인들은 극소수만이 사찰을 찾았다.
미국인 신도들 중에는 아시아 문화와 붓다의 가르침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고 혼합되어 있어서 불교를 받아들이고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다.
서구에 온 초창기 승려들 대다수는 붓다의 가르침을,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로부터 분리시킬 수 없었다. 그들은 붓다의 가르침과 함께 -예를 들어 신발을 신거나 혹은 벗거나 하는- 전통을 주장하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서로 다른 아시아 민족의 사원을 방문할 때마다 그들 사이에도 서로 다른 문화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혼란스러워했다.
나는 1976년 미국에 와서 1979년 사찰을 창건했다. 미국인들을 사원에 모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찾아냈는데 붓다의 가르침을 서구 문화와 통합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방법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보편적이라서 모든 공간과 시간에 적용된다. 불교를 서구문화와 통합하기 위해 해야 할 첫번째는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 문화의 상징과 예술품을 최소한만 갖추고 서구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영어와 서구문화를 배워야 한다.
▷대부분의 서구인들이 명상에 매력을 느껴서 불교에 접근했는데 이는 여전히 주요하게 서구인들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사찰의 승려들은 이 주제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하고 잘 훈련되어 있어야 한다.
▷서구에서 승려들은 명상만이 아니라 불교의 실용적인 이점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의 삶을 실천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붓다의 수많은 방법들이 서구의 불자들에게 전수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승려가 된다는 것은 서구인들에게는 극단적이고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32년 전 나는 일반재가불자들에게 기독교 또는 정토진종 법사들에 비견될 수 있는, 완전한 법사(Bodhicari) 자격을 주는 세가지 단계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이제 우리는 불법을 가르치고, 결혼식과 장례식을 주관하며 명상을 지도할 수 있고 유용한 방식으로 불교공동체에 헌신하는 뛰어나고 잘 훈련된 남녀법사들을 두게 되었다.
성공의 이유는 서구인들이 태생적으로 독립적이라서 다른 이들에게 의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준비했기 때문이다.
▷여성신도를 인정하고, 남성 신도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스리랑카에서 이것은 관습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부처님이라면 21세기 세계의 시민들을 위해 했을 일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소개한 사례들은 불교를 서구문화에 더 완벽하게 융화시키기 위해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더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불교를 효과적으로 서양에 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아시아에 온 수행자와 불자들에게 경험을 나누어 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의 서양 친구들에게 아시아의 불교가 쉽게 다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원문출처: 아시안 트리뷴, 번역문출처: 미주현대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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