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 로이스가 유명한 것은 롤스 로이스가 수제품이기 때문이다. 성능만 비교하자면 롤스 로이스를 능가하는 차종은 많지만 사람들이 롤스 로이스를 찾는 것은 롤스 로이스만에서 묻어나는 사람의 냄새… 즉 정성이 담긴 물품이기 때문이다.
푸치니의 작품은 이러한 사람의 냄새… 갈고 닦은 정성… 수제품 만의 진지함이 느껴진다. 그중 ‘토스카’로 말하자면 푸치니가 남긴 작품 중에서도 가장 장중하고도 진지한 작품 중의 하나이다. 재미로 말한다면 ‘투란도트’가 더 인기있고 유명세로 말하자면 ‘라보엠’ 등이 더 알려져 있지만 ‘토스카’는 다른 작품에서는 엿볼 수 없은 인간의 냄새… 즉 리얼리티한 열정이 가득 묻어나고 있다.
푸치니는 1890녕 경 밀라노에서 프랑스의 극작가 비토리안 사르도우의 연극 ‘토스카’를 보고 오페라 ‘토스카’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1800년경) 로마는 정치적으로 혼란기였는데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왕당파와 영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과의 세력 다툼에서 협공을 받고 있던 로마는 결국 프랑스에 접수되어 공화국이란 이름 하에 비밀 경찰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프랑스군에 밀려 시실리로 쫓겨갔던 페르디난트 4세와 왕비 마리아 카롤리나는 군대를 재정비, 로마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과 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오페라의 배경은 여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토스카’는 로마에서 활약하던 프리마돈나의 이름으로, 성당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카바라도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토스카’를 짝사랑하던 로마의 경찰 서장 스카라피아의 질투에 의해 두 사랑의 사랑은 비극으로 치닫게 되고 마는데, 특히 2막에서 스카라피아에게 성적인 협박을 당하는 순간 토스카가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가 유명하다.
푸치니의 작품들은 릴릭(lyic)하면서도 극적인 사실주의가 관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노래가 매우 서정적이어서 푸치니의 오페라들은 노래에 생명이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비부인’, ‘라보엠’, ‘토스카’ 등… 노래를 잘 부르면 그처럼 아름다운 오페라도 없지만 노래가 다소 어긋나면 3류 오페라로 전락하고 만다.
지난 18일에 있었던 SF 오페라의 ‘토스카’공연은 성악적인 아름다움이 별로였던, 그러니까 별 볼일 없는 오페라 공연 중의 하나였다. 토스카 역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Soprano Angela Gheorghiu가 첫날 (15일) 1막을 마치고 갑작스런 감기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는 바람에 대타였던 soprano Patricia Racette가 긴급 투입, SF 오페라의 데뷰무대를 펼쳤다. 환상적인 목소리가 극찬 받았지만 Angela Gheorghiu는 감기가 회복된 18일 재 무대에 도전, 결국 제대로 된 콘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말았다.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 Brian Jagde(SF 오페라의 에들러 프로그램 3년차)역시 성량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B점을 받는 평에 그치고 말았다. SF 오페가 펼치는 ‘토스카’공연은 2명의 소프라노와 테너가 번갈아 노래하므로 ‘토스카’를 보고 싶은 분들은 남은 공연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막이 열리면 성 엘젤로 성당, 왕당파를 무너트리기 위해 지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앤젤로티가 성당안으로 들어온다. 감옥에서 탈출한 엘젤로티는 성당의 한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는 친구 카바라도시에게 도움을 구하게 되는 데 로마의 경찰국장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카바라도시는 연적이면서 그를 사지로 몰아넣게 되는 스카라피아 경찰국장과 토스카 사이에 3각관계에 빠지면서 극은 극도의 빠른 속도로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남은 공연 11월29일, 12월1일, 2일▶티켓 예매 :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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