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보니 30분이 삽시간에 흘렀고, 듣는 사람들은 한눈팔지 않고 나의 이야길 듣는 모습들이 이야길 계속하는 나에게는 크나큰 보람과 용기를 주고 있다. 이야길 하는 도중 사람들이 8명이나 나의 식탁을 중심으로 더 모였다. 나는 사형수 스티븐에 대한 이야길 계속한다.
교도소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교도관이 교도소 소장실로 나를 안내했다. 나를 본 교도소 소장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면서 신부님이 이미 알고 계시지만 스티븐이 오늘 사형을 당하는 날인데 신부님이 와 주셔서 참으로 감사 합니다 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교도소 소장이 말하길 오늘 다섯 명의 사형수가 사형집행이 됩니다. 집행시간은 오후 1시로 연기가 되었는데 스티븐은 오늘 사형집행이 되는 다섯 명중 마지막 순서입니다. 나는 스티븐의 사형집행시간까지 교도소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기다리는 동안 스티븐을 위해서 그야말로 모든 정성을 다해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잡고 무엇을 해 달라고 끈질기게 조르는 것처럼 나도 주님께 사형을 당하는 스티븐을 위해 정성을 다해 기도했다.
무엇보다 생사가 교차되는 너무나 절박한 극한적인 상황을 서 스티븐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갖은 욕설로 주님을 원망하는 불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주님을 향한 원망의 소리가 스티븐의 본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절대로 아니기에 주님 귀담아 듣지 마시고 주님의 극진한 사랑으로 스티븐을 가련히 보시고 주님의 나라로 데려가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스티븐이 사형되는 시간이 올 때 까지 성의를 다해 기도를 바치고 있었다.
오후 1시가 되었다. 이 날은(1974년 2월 28일) 유별나게 매섭게 차가운 날씨이며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날씨였다. 법에 의해 5명의 사형수를 집행하는 오늘은 날씨조차 차갑고 구름이 짓게 깔린 습기가 찬 침울한 기상이 온종일 계속되었다.
오후 1시 30분경이 되니 교도소 소장을 비롯해서 사형집행관과 담당검사가 한 사람의 사형이 집행된 후 잠시 교도소 소장실로 들어오면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사형수가 사형을 당할 때 별 저항 없이 잘 받아들였다."고 말을 하면서 교도소 소장실로 들어온다.
소장님이 나를 향해 하는 말이 "신부님 오늘 형 집행을 당하는 다섯 명의 사형수들 중 스티븐 한 사람만 가톨릭 신자이고 나머지 4명은 교도소에서 세례를 받은 개신교 신자입니다." 라고 말을 한다. 교도소 소장님의 말은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전혀 예상 못한 걱정이 불현듯 생겨난다.
즉 개신교 사형수들이 사형집행을 당할 때 별 저항 없이 죽음을 받아들이는데 반해 사형수 스티븐이 사형을 당할 때는 욕설을 하고 난폭한 저항을 하며 주님을 원망하면서 형 집행을 당한다고 가정을 하니 나의 마음은 삽시간에 또 다른 걱정과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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