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1813-1883)는 수많은 논란을 낳은 작곡가였지만 그중 그의 여성숭배 의식에는 애정 결핍증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것은 일생을 통해 수많은 여성편력을 통해 분출되기도 했지만 바그너는 여성의 순결 그리고 고결한 사랑만이 남성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자신은 바람둥이(?)였지만 일종의 애정 일방통행이라고나할까, 이기주의가 낳은 산물이었다. 물론 바그너 자신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으며 평생을 통해 여성에 대한 배신과 변절로 일관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러한 바그너의 작품들이 비할바 없이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들로 뭇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인데, ‘방랑하는 화란인’… ‘탄호이저’, ‘니벨룽겐의 반지’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엇다.
‘탄호이저’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로엔그린’ 역시 이러한 바그너의 여성관이 반어적으로 표현된 작품이었다.
작품의 내용은 여성는 남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해야하며, 한치의 회의 조차도 애정을 금가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바그너만이 꿈꿀 수 있는 동화같은 작품인데, 음악만큼은 비할바 없이 아름답다.
바그너는 모든 작품들을 자신이 직접 각색하고 대본을 만들었으며, 이 작품 역시 중세 기사문학 ‘파르지팔, ‘백조의 기사’, 서사시 ‘로엔그린’ 등을 참고하여 창작했다고 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로엔그린(성배수호기사)으로 부터 구원을 받은 엘자(여주인공)가 호기심과 불안으로 결국 처음 약속을 어기게 되어 버림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바그너가 남긴 최후의 작품 ‘파르지팔’ 등에서도 등장하는 신비스러운 성배의 행렬을 그린 전주곡은 바그너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서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바그너는 여성이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남성상으로서 종교적으로 경건한 성배 수호 기사(로엔그린)를 선택했는데 이것은 바그너의 종교관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이것은 바그너의 모든 작품의 모티브를 이루는 것으로서, 종교적이며 성스럽고 신비스러운 선율미는 바그너만이 남길 수 있었던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라 하겠다.
바그너의 ‘로엔그린’이 지난 10월20일부터 SF 오페라에서 공연되고 있다. 로엔그린역의 테너 Brandon Jovanovich 의 맑고도 강렬한 목소리가 극찬받고 있으며 엘자(소프라노soprano Camilla Nylund)를 비롯 조역들도 나무랄데 없는 열창으로 성공적인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내용은 독일의 전설이지만 무대는 러시안 스타일로 개조, 다소 극적인 언발런스가 지적되고 있지만 루이소티의 지휘, 합창단의 힘실린 열창이 무대의 결점을 극복하고 극의 성공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성배 행렬을 그린 전주곡이 끝나고 막이 열리면 세르테 강변… 거대한 수목이 우거진 곳에 임시로 만들어진 옥좌에 독일 왕 하인리히가 귀족들과 함께 현황을 논의하고 있다. 국경지역의 토별병을 모집하기 위해 찾아온 왕은 그 지역 소년 영주 고트프리트(엘자의 동생)가 행방불명된 것에 대해 근심하고 있다.
고트프리트의 죽음은 바로 엘자의 정치적 야심에 의한 희생양이었다는 것이 소문의 진실인데 이로 인해 죽음을 맞게된 엘자를 구원하기 위해 나선 것이 바로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었다.
로엔그린의 등장과 함께 엘자를 제거하려는 텔라문트 백작과 그의 아내 오르투르트의 몰락과 암투가 시작되는 데 엘자의 운명은 의외로 엉뚱한 것에서 불행의 결말을 맞게 된다. ▶일시 : 10월20-11월9일 ▶티켓 문의 및 스케줄 :www.sfopera.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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