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모든 제품 디자인 관장…잡스만이 했던 역할”
29일(이하 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단행된 애플의 경영진 개편과 관련해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는 배경과 애플의 미래 등에 대한 분석이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디자인 책임자 조너선 아이브(45) 수석부사장의 부상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톨 부사장이 사퇴하면서 아이브 부사장이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30일 (현지시간) "진정한 조너선 아이브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으며 유명 블로거인 존 그루버는 "그(아이브)가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관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자매지인 올싱스디는 "이(경영진 개편)는 아이브의 영향력 확대를 의미한다"며 "스티브 잡스만이 누려왔던 역할, 즉 모든 애플 제품의 디자인 부문 관장이라는 직책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지난 2월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아이브 부사장이 애플과 연봉협상 과정에서 아들이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영국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하는 등 지난달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1천700만 달러짜리 저택을 구입할 때까지 그의 거취는 불분명해 보였다.
결국 지난 2월부터 지난달 집을 구입하기 전까지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그를 설득하는데 성공했음을 추측할 수 있으며, 그 대가가 이번에 나타난 영향력 강화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분석했다.
투자기관 파이퍼 재프리의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진 문스터는 이에 대해 "이번 경영진 개편은 당분간 아이브가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준 것"이라며 "이는 CEO 팀 쿡과 아이브 등 애플 내 가장 중요한 경영진 2명이 당분간 회사를 경영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애플 제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 통합이 완벽에 가깝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아이콘 디자인 변경 등을 제외하면 아이브 부사장이 추가로 할 역할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톨의 경질 이유와 관련해 경제전문지 포천은 포스톨과 아이브가 워낙 사이가 좋지 않아 두 사람이 함께 회의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포스톨 부사장이 지도 서비스 오류에 대한 공식 사과문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머니는 이번 애플의 경영진 개편이 미국 동부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에 버금가는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IT전문매체인 기가옴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스톨의 경질이 애플 내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충격인 동시에 "승리"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축배를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그의 부서는 애플 내 가장 일을 많이 하는 사업부로 알려져 있으나 동시에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을 사퇴한 포스톨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톨은 지난 15년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경쟁사로 간다면 애플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그가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아마존, 심지어 페이스북의 구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가 모바일OS로 안드로이드로 애플과 경쟁하는 구글로 옮겨가는 것이 애플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애플도 경쟁사가 그를 영입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내년까지 쿡의 ‘고문역’으로 임명, 그를 묶어두려 한다고 포브스는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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