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샌디’가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갈 길 바쁜 유세 가도에 ‘잠시 멈춤’버튼을 눌러버렸다.
샌디가 미국 동부 지역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30일(현지시간) 유세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양 캠프는 국가적 재난이 닥친 점을 고려해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의 직접적인 선거 운동이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대리인 등을 통해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의 유세는 계속했다.
미국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콜로라도주와 위스콘신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하고 샌디로 인한 재난 대응 업무에 몰두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대처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도 대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후 플로리다주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하려던 행사를 포기하고 워싱턴DC로 긴급히 복귀해 "생명이 중요한 지금 시점에서는 선거의 영향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오하이오 연설을 강행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플로리다 회군’에 대해 "여러분이 진짜 대통령을 기대하는 걸 알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캠프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30일 콜로라도주 커머스시티와 덴버에서 유세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달 6일 선거일 전까지 아이오와주, 미네소타주, 뉴햄프셔주, 오하이오주, 버지니아주, 위스콘신주 등을 두루 돌아다닐 예정이다.
캠프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바이든 부통령이 언제 선거 관련 행사에 참가하거나 선거 운동을 재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롬니 후보도 이날로 계획했던 뉴햄프셔 일정은 없애고 오하이오주 케터링에서 열리는 허리케인 피해 위로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적십자를 통한 기부 등을 통해 동부 해안 주민들을 돕자고 호소했다.
그도 전날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토안보부(DHS), 국립기상청(NWS) 관계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샌디 진로와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면서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려 애썼다.
또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샌디 피해가 상당히 클 수 있고 오랫동안 전기가 끊길 공산이 있다. 전국민이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강구하자"고 말했다.
그는 샌디 상륙이 임박한 뒤로 오하이오, 아이오와, 위스콘신, 뉴햄프셔, 버지니아 일정 등을 취소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30일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와 허드슨에 들러 재난 구호 활동에 참가해 물품을 모으거나 전달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롬니 후보의 부인 앤 여사는 이날 위스콘신 행사에 참석하고 아이오와주로 향한다.
캠프는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려 오바마에 대한 비난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롬니 후보도 "나는 미국민의 공동 이해를 위해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지도자들도 만나겠다. 미국민의 이해가 정치인의 이해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 관계자는 롬니가 공화당 전당대회 때 열대성 폭풍 ‘아이작’의 피해를 본 멕시코만 지역을 들렀던 것처럼 이번 주 후반 샌디 피해자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샌디 상륙 전후로 버지니아주 유세를 잇따라 취소했던 롬니 후보는 내달 1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로 가 선거 유세에 복귀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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