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저가항공사 성장 등으로 타격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한 고객 감소와 저가 항공사 성장에 따른 운영 압박으로 아시아지역의 국적기가 15시간 이상 소요되는 최장거리 직항 노선을 점차 폐쇄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미국 뉴저지 뉴어크와 싱가포르를 오가는 항공편과 로스앤젤레스와 싱가포르를 오가는 직항의 운항을 내년 말 중단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4년 운항을 시작한 뉴어크~싱가포르 노선은 9천506마일에 운행 시간만 18시간30분이 걸리는 세계 최장노선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왕복 운임은 1만260달러(약 1천125만원)다. 로스앤젤레스~싱가포르 노선도 8천746마일로 16시간이 소요된다.
이외에도 타이항공의 방콕~로스앤젤레스 직항, 델타항공의 디트로이트~홍콩 직항, 아메리칸에어라인의 시카고~뉴델리 직항 등 이미 올해 들어 최소 3편의 장거리 직항 노선이 폐지됐다.
국적기들이 이처럼 최장거리 직항 노선을 잇달아 폐지하는 것은 세계 경기 침체 속에 고가의 항공료를 내려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고 아시아 지역 저가 항공사들이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최장거리노선은 더 많은 연료를 싣고 운항해야 해 짧은 노선보다 마일당 연료 소비가 더 많지만, 항공 요금은 운행 거리에 비례해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유가가 저렴한 때는 상관 없었지만 요즘과 같은 불경기에는 항공사들이 연료가 적게 드는 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아시아 저가 항공사와 좀 더 직접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저가 항공사는 이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항공기 운항편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국적기들은 이제 이들과 좀 더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사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비싼 연료비와 장거리 운항 수요 악화로 장거리 노선에 주로 운용했던 초대형 여객기 보잉 747-400 대신 비용이 좀 더 적게 드는 기종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장거리 직항 노선의 폐지로 이제 북아메리카에서는 아시아나 유럽을 경유하지 않고는 싱가포르에 갈 수 없게 됐다.
연간 3차례 정도 미국을 방문하는 한 고객은 "앞서 두 차례 이용했을 때 모두 만석이었다"며 수요는 충분하다고 밝히고 "이제 뉴욕으로 바로 갈 수 없다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내년 싱가포르항공의 직항 노선이 폐지되면 최장거리 노선은 콴타스 항공의 댈러스 포트워스~시드니편(8천565마일)이 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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