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일주일만에 2번째 방문..롬니에 직격탄 연발
지지자 2만여명 집결..더위에 후송환자도 발생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버니지아주 리치먼드의 버드(Byrd) 파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세는 오후 1시 30분께로 예정됐지만 직접 만든 피켓과 민주당의 대선 구호 ‘앞으로(Forward)’가 적힌 종이를 든 열성 지지자들은 행사장 개방시간(오전 9시) 몇 시간 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배지와 티셔츠, 모자, 액자 등을 파는 상인들이 속속 등장했고 핫도그 등 각종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모처럼의 대목을 노렸다.
행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1시간여 전인 정오께 `국기에 대한 맹세(Pledge of allegiance)’로 시작됐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을 위한 기도와 미국 국가를 집결한 2만여명의 군중이 제창했다.
무대에 올라선 한 당원이 "버지니아!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이냐"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한목소리로 `예(Yeah)’를 잇따라 외치며 환호했고 행사장은 일찌감치 함성과 박수로 떠나갈 듯했다.
이 당원은 또 `갑부’인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비꼬면서 "돈으로 선거광고를 살 수는 있어도 비전과 리더십은 살 수 없다. 표를 살 수 있는 것은 돈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라고 외치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날 행사는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됐으나 일부 노약자들은 지친 듯 잔디밭에 주저앉기도 했고 주위 사람들이 피켓으로 부채질을 해주는 흐뭇한 장면도 연출됐다.
특히 한 여성이 더위에 쓰러져 본행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행사는 오후 12시 40분께 오바마 대통령과 수행원들을 태운 경호차량이 행사장에 도착하자 절정에 달했다.
지지자들은 행사장이 들썩일 정도로 요란하게 "4년 더(four more years)"라는 함성을 연발하면서 일제히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치켜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였다.
먼저 연단에 올라선 팀 케인 상원의원 후보와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롬니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으로 청중들의 야유를 자아낸 뒤 "야유하지 말고 투표하라(Don’t Boo, Vote)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어 줄무늬 넥타이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등장한 오바마 대통령은 잇단 유세 때문에 잔뜩 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버지니아"라고 인사한 뒤 "흥분되느냐, 준비됐느냐"라면서 흥을 돋웠고 `4년 더’를 외치는 청중들의 함성은 한층 더 커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 후보는 자신의 공약이 우리를 어렵게 만들었던 (옛 공화당) 정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분이 이를 잊어버리길 바라고 있다"면서 `롬니지어(Romnesia)’라는 청중들의 답변을 유도했다.
’롬니지어’는 롬니 후보의 이름과 `기억상실증(앰내지어ㆍAmnesia)’이라는 단어를 합친 신조어다.
그는 또 이날 자신에 대한 지지를 공식선언한 콜린 파월 전 국무부 장관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시한 뒤 공화당의 공약에 수차례 직격탄을 퍼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리치먼드에서 이길 것이고, 버지니아주에서 다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를 이겨서 시작한 일을 끝낼 것"이라는 다짐으로 유세를 마무리했다.
`연설의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달변인 오바마 대통령의 명성을 새삼 느낄 수 있는 20분이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뒤 무대 밑으로 내려와 일반 유권자들을 더 열광케 한 뒤 다음 유세지인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토론회 준비를 위해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향하기에 앞서 예정에 없던 페어팩스 카운티의 조지메이슨대학에서 유세를 벌인 데 이어 일주일도 채 안 된 이날 다시 버지니아주를 찾았다.
이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서 비교적 큰 격차로 롬니 후보를 앞섰으나 지난 3일 첫번째 방송토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역전당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리치먼드<미국 버지니아주>=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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