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상태에서 빛보다 더 빠른 물체는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여전히 진실이지만, 팽창속도에 제한이 없는 우주는 결국 빛을 따라 잡을 것이다.
물론이다. 우주 자체는 결국 빛의 속도를 따라잡을 것이다. 다만 그 원리를 설명하는 것은 꽤 복잡하다.
일단 우주가 처음 만들어진 빅뱅 때부터 시작해보면 약 140억년 전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빅뱅에 의해 우주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 최초의 폭발로 인해 은하들은 지금도 조금씩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핵심적인 요인이 도플러 효과라고 말한다. 다른 은하에서 오는 빛의 파장은 그 은하가 우리은하와 멀어지면서 바뀐다. 마치 앰뷸런스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이렌 음의 높이가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다.
지구에서 30억 광년 떨어진 히드라 은하단을 예로 들어보자.
천문학자들은 히드라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지구와 히드라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다. 프리즘을 통해 본 히드라의 수소는 적색, 청록색, 청자주색, 자주색 등 네 가지 색의 스펙트럼으로 보인다. 하지만 히드라의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동안 이들은 파장이 가장 길고, 에너지는 가장 낮은 색깔인 적색 쪽으로 이동한다.
빛이 우주공간을 이동하면서 파장이 늘어진다는 얘기다. 이동거리가 멀수록 파장은 더 길어진다. 이는 반대로 스펙트럼이 적색 쪽으로 많이 이동했을수록 그 빛은 더 멀리 이동했다는 의미도 된다. 이러한 스펙트럼의 이동을 ‘적색이동(red shift)’ 혹은 ‘적색편이’라 부른다.
과학자들은 이를 보고 우주 속의 별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히드라만이 적색이동을 보여주는 유일한 먼 은하단은 아니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의 모든 구성물질들에서 적색이동이 감지된다.
우리 은하에서 거리가 먼 은하일수록 이동속도가 더 빠르므로 히드라의 적색이동 관측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 뿐이다.
이와 관련해 존스홉킨스대학 물리학자 찰스 베넷 박사는 우주의 팽창속도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진공 상태에서 빛의 진행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물체는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이론 또한 여전히 진실이다. 팽창하는 것은 우주인데 우주는 물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은하는 은하 자체가 우주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서로 멀어지는 것이다. 밀가루에 건포도를 넣고 오븐에 구울 때 밀가루가 팽창하면서 건포도들의 거리가 서로 멀어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파퓰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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